국민의힘이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본회의 표결 직전까지 의원 60명을 동원해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 준비를 했다가 즉각 철회해놓고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것 아니냐, 반대의사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견해에 “편파적 반론”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 3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좌파성향 직능단체 학술단체 시민단체 등에 공영방송 이사추천권을 제공함으로써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에 도움을 받겠다는 총선용 거래 법안일 뿐”이라며 “헌정사를 아무리 뒤져봐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정당과 이념집단 간의 선거거래를 법률화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정치적 결단임에 틀림없으나, 많은 국민들이 이 법안들만큼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무제한 토론 기회 포기한 배경을 두고 “어제 우리당은 소수당이 다수당에 대응할 수 있는 법률에서 보장하는 유일한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며 “정쟁에 눈이 먼 민주당이 탄핵소추권을 악용하여 정국의 혼란을 초래해 국가 업무를 마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결정하기 쉽지 않았으나 어느 쪽이 더 위중한가 따졌을 때 부당한 탄핵을 막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국가 주요 업무 연속성을 지키는 것 역시 여당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행안부 장관 공석사태와 같은 일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꼼수 비판하지만 꼼수를 쓴 쪽은 민주당”이라며 “우리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중에 정략 목적의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려 했던 것은 정치적 도의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이후 원내내표실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막으려 방송법 반대토론 기회를 포기한 것은 국회가 형실적 절차적으로 보장한 반대의사를 포기해 최종적으로 반대했다고 보기어려운 것 아니냐’, ‘그러면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요청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편파적인 반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 방송법을 현행대로 하는 게 맞는다고 보느냐, 박성중 의원도 (문재인 정부 때) 개정안을 낸 적도 있었는데, (대안을) 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윤 원내대표는 “여러 의원이 발의한 내용 있었다. 지난 정권에서 이런 유사한 법을 법안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제기를 하는 순간 법안 추진을 중단했다”며 “우리 당이 집권하니 다시 추진한다는 것 아니냐. 전형적인 내로남불 법안”이라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집권할 때 안하고 야당될 때 하고 입장이 달라지는 법”이라며 “이 법은 여야가 컨센서스를 이뤄서 합의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을 재추진할 것이며 일사부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을 두고 윤 원내대표는 “국회법을 국회사무처와 짬짜미가 돼서 불법 부당하게 해석하고 국회법의 근간이 되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훼손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회 의사국이) 우리 당 입장에서는 편향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 방송법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건의 시점을 묻자 “당에서는 공식적인 절차나 시점을 통해 건의하지는 않는다”며 “간호법이나 양곡관리법 등(의 경우처럼) 국무회의의 논의를 통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건의한다. 정부의 해당부처에서. 공식적인 절차가 있고, 당에서는 당의 입장을 적절한 시점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날 준비했던 노란봉투법 방송3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유튜브로 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에서 생방송으로 하거나 의원 본인이 국회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제작해서 보내줘도 좋다”며 “60명 의원을 기준으로 하되 희망하는 의원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다음주 초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오후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밑장 빼기를 하는 야바위꾼 같은 집권여당의 모습에 한숨만 나온다”며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위세가 그리도 대단하느냐.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철회라는 꼼수까지 불사하며 언론장악 시도를 계속하겠다는 모습이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던 여당의 민낯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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