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언론인들이 전쟁 범죄로 사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13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사망한 로이터 소속 사진 기자 이삼 압달라(37). 사진=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언론인들이 전쟁 범죄로 사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13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사망한 로이터 소속 사진 기자 이삼 압달라(37). 사진=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언론인을 대상으로 자행된 전쟁 범죄를 국제 형사 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이하 ICC)에 제소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10월31일 ICC 검사에게 제출한 고발장에서 10월7일 이후 취재 과정에서 사망한 언론인 9명과 부상을 입은 언론인 2명의 사건을 상세히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지역을 공격하며 팔레스타인 언론인 8명이 사망했고, 지난 7일에는 하마스 공격을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 언론인 1명이 사망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이 당한 공격은 국제인도법상 ‘무차별 공격’에 부합하고, 전쟁 범죄의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국경없는기자회에 의하면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껏 34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이 중 최소 12명이 취재 과정에서 사망했고, 12명 중 10명은 가자지구에서 사망했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특히 가자지구에서 언론인 대상 국제 범죄의 규모와 심각성을 보면 ICC 검찰의 우선적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검찰에 10월7일 이후 사망한 모든 언론인 34명(10월31일 기준)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가자지구 내 언론인 대상 범죄에 대한 ICC제소는 지난 2018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 2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공격을 시작한 이후 언론인 사망자가 최소 36명이라고 밝혔다. 언론인 희생 지역은 팔레스타인이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스라엘 4명, 레바논 1명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전쟁으로 언론인 8명이 부상당했고 9명이 실종되거나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에는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대에 포탄이 떨어지며 취재 중이던 로이터 이삼 압달라 기자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탄도 미사일 전문가한테 의뢰해 분석한 결과 해당 사건은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취재진은 ‘Press’라고 쓰인 헬멧과 방탄용 조끼를 착용한 채 시야가 트인 언덕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3일 성명에서 “전쟁의 참상을 취재하던 언론인들마저 사망하면 팔레스타인의 절박한 목소리는 누구를 통해 전 세계 민중들을 만날 수 있나”라고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언론인 공격은 전쟁범죄인 동시에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반인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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