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여 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숨진 언론인이 50명에 이르렀다. 미 비영리 언론인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역사상 언론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전쟁’이라고 밝혔다.

CPJ는 이날 10월7일 이래 팔레스타인인 45명, 이스라엘인 4명, 레바논인 1명 등 50명의 언론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92년 CPJ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한 달 안에 가장 많은 언론인이 숨졌다.

CPJ는 가자지구의 언론인들이 이스라엘 공습과 통신 두절, 광범위한 정전 등 지상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 과정에서 높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또 확인된 언론인 사망자 50명 외에도 언론인들이 살해, 실종, 구금, 부상을 입거나 자택이 피해를 입었다는 수많은 보고을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언론인 하수네 살림 기자와 살리 만수르 기자의 가족과 동료들이 지난 19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이들의 시신을 보며 애도하고 있다. CPJ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언론인 하수네 살림 기자와 살리 만수르 기자의 가족과 동료들이 지난 19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이들의 시신을 보며 애도하고 있다. CPJ 홈페이지 갈무리

CPJ 발표 이후인 21일(현지시간)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테르 하르파 마을에서 언론인들이 모임 근처를 겨냥해 폭격을 가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와 AFP 통신사는 이스라엘군(IDF)에 자사 언론인들을 표적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를 뚫고 기습 공격을 한 10월7일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봉쇄와 무차별 공습, 지상전을 이어가면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1만 3300명 넘게 숨졌다. 여기엔 어린이 5600명과 여성 3500명이 포함됐다. 이스라엘 측에선 군인을 포함해 12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10월7일 전투용 헬리콥터로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는 이스라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보도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안에 있는 언론인은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인으로 이스라엘의 봉쇄와 폭격을 당하는 환경에 놓였다. 이스라엘군은 외부 언론의 가자지구 취재를 금하고 극소수 매체에 조건적으로 현장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CNN과 BBC에 가자 주민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취재나 대화를 금지하고, 이스라엘 당국이 밝힌 일정을 따라야 하며 취재물을 검열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CNN과 BBC가 응해 일부 종군 취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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