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관련 갈등이 시작된 뒤 최근 열흘 동안 15명의 언론인이 살해됐다고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밝혔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16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희생된 언론인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프리랜서 사진기자들이다. 11명의 팔레스타인인, 3명의 이스라엘인과 1명의 레바논 언론인이 숨졌다. 이 중 로이터통신의 아이삼 압델라 영상기자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생중계를 하다가 이스라엘 포격으로 숨졌다.

언론인보호위는 “가자지구의 언론인들은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 이스라엘의 파괴적 공습, 통신 두절, 광범위한 정전 상황에서 분쟁을 취재하려고 할 때 특히 높은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스라엘에 아이삼과 부상 당한 6명의 동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포격으로 사망한 로이터통신 영상기자의 어머니가 오열하는 모습. 언론인보호위원회 웹사이트 갈무리.
▲이스라엘 포격으로 사망한 로이터통신 영상기자의 어머니가 오열하는 모습. 언론인보호위원회 웹사이트 갈무리.

셰리프 만수르 언론인보호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조정 담당자는 미국 독립언론 ‘데모크라시나우’에 “지금은 가자지구에 있는 기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시기다. 가자지구 분쟁을 취재하던 언론인의 사망자 수가 1992년 이래 가장 많다”고 했다. 위원회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 2001년 이후로 이스라엘 군 당국의 작전을 취재하다가 20명의 팔레스타인 기자가 숨졌다고 했다. 

이 외에 8명의 언론인이 부상을 당했으며, 3명이 실종되거나 구금돼 있다. BBC 아라빅은 소속 언론인들이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경찰에 의해 차량에서 끌려나와 총구 조준을 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미권 언론에선 가자지구에 무차별 폭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검열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MSNBC는 지난 12일 이래 세 개의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무슬림 언론인들을 모두 하차시켰다. 첫 보도한 미국 매체비평지 세마포르에 따르면, 이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해 깊은 전문성을 가진 언론인임에도 지난주 모두 앵커 자리에서 하차 조치됐다.

▲ 스티브 벨 만평가가 트위터에 올린 만평. 가디언은 이 만평을 이유로 벨에 계약연장 중단을 통보했다. 사진=스티브 벨 트위터 갈무리.
▲ 스티브 벨 만평가가 트위터에 올린 만평. 가디언은 이 만평을 이유로 벨에 계약연장 중단을 통보했다. 사진=스티브 벨 트위터 갈무리.

가디언은 자사에서 40년 동안 일한 만평가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그린 만평을 이유로 최근 계약해지했다. 스티브 벨 만평가는 지난 10일 네타냐후 총리가 윗옷을 들어올려 자신의 배에 가자지구 모양으로 칼집을 내는 모습을 그렸고, 이후 계약 연장 중단을 통보받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가디언은 해당 만화가 ‘반유대인적’이라고 밝혔으나 벨은 1966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전쟁 당시 나온 만평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통신부는 경찰이 ‘국가 사기를 해치는 콘텐츠’를 게시한 시민과 언론인을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조치를 제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