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관련 의혹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탄압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공영방송 장악이 아닌 파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뉴스타파 기자는 “언론이 검찰이 그린 그림을 무비판적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전 언론노조 위원장)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언론탄압이 여러 언론사와 기자들로 번져나가고 있다”며 “검찰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논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가짜뉴스’ ‘허위 뉴스’라고 주장한다. 민주 국가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2022년 3월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통해 ‘대장동 사건’ 및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다 지난 9월 검찰이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 전 위원장 주거지·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두 인물간 1억6500만 원이 오간 사실이 알려졌고, 대통령실과 여권은 뉴스타파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검찰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꾸려 뉴스타파, JTBC, 리포액트, 경향신문, 뉴스버스 등 부산저축은행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 및 언론인 압수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한상진 기자는 “(검찰은) 2011년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하며 대장동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았고 따라서 관련자 압수수색이 없었고 봐주기 수사도 있을 수 없었다는 논리인데, 저희가 지금까지 보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탄핵이 되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일정한 그림을 그려서 전파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언론의 행태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을 멍들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지 않나라는 우려를 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대통령실의 경우 지난 2월 민간인(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보도한 뉴스토마토, 한국일보 기자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고발했다. 증언대회에 참석한 최병호 뉴스토마토 탐사보도팀 기자는 지난 8월31일 서울지방경찰청사이버수사대가 뉴스토마토 기자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를 한 기자의 대통령실 출입을 ‘신원조회’를 이유로 9개월 넘게 불허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는 “(대법원) 판례를 따른다면 복수 취재원에게 확인한 ‘아무런 권한도 없는 민간인 신분의 천공이 대통령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뉴스토마토 보도는 국민적 관심사이자 공적 사안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함이다. 특정인을 비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뉴스토마토는 ‘고발인’과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의 이름이 지워진 고발장을 경찰로부터 전달 받았다. 누구로부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도 모른 채 고발을 당한 것”이라고 했다.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공적 지배구조로 운영되는 언론사들은 정권이 정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할 공영언론 목줄을 죄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다음주 화요일(7일)이면 정권의 낙하산 박민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예정돼 있고, 수신료 분리고지(여파)가 매우 긴박해지는 시점”이라며 “윤석열 정권 하에서 언론탄압과 장악 국면은 (공영방송을) 완전히 깨부숴버리고 존재감 자체를 파묻어버리려는 매우 매운 맛의 ‘시즌2’가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MBC본부장은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후 모든 국가기관이 총동원돼서 MBC 탄압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 국세청, 감사원, 권익위, 검찰, 경찰 등 모든 권력기관이 달려들어서 전방위적인 탄압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MBC에 앉혀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영방송을 장악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이 장악 시나리오로 꿈꿨던 내부 노조의 무력화, MBC 민영화까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적 언론에 대한 민영화는 공기업 지분이 유진그룹에 매각된 YTN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고한석 YTN지부장은 “복권사업을 못할 정도로 비도덕적이라고 판단된 기업이 24시간 보도전문채널을 운영할 판이 됐다. 언론을 망가뜨리려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된다. 정치를 잘 하면 언론이 우호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럴 자신이 없으니 언론을 다 망가뜨려 제대로 된 보도가 못 나오게 하려는 의도 밖에 없는 것 같다”며 “내부에서 여러 불안이 있지만 시민주주 운동도 하고, 노조가 할 수 있는 단체협약을 단단히 맺어 놓고 어떤 자본이 오든 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2023년 11월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 실태와 과제’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생중계

서울시의회의 예산 삭감, 사장 교체, 프로그램 폐지 등이 잇따른 TBS는 예산이 없어 방송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송지연 TBS지부장은 “오늘은 ‘TBS 사태’ 이후 첫 해고가 이뤄진 날”이라며 “어제는 서울시에서 조사팀을 파견해 ‘김어준의 뉴스공장’ ‘신장식의 신장개업’ PD를 조사했다. 지자체에서 방송 내용을 이유로 감사하는 초유의 사태”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시는) 이강택 전 대표가 물러났음에도 끊임없이 ‘책임자’를 징계하라고 했다. 그래서 해임 처리됐다. 이유가 어처구니 없는데 경영악화를 불러온 책임, 심의 부실”이라며 “악질적인 정치권력 행태를 시민들께서 꼭 들여봐주시고 비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창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공영방송 장악”이 이뤄졌다면 윤석열 정부는 “공영방송 파괴”에 나섰다면서 “민주주의 절차를 밟아 선택된 정치 지도자가 제도적 틀 속에서 민주주의 자체를 형해화시키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고 했으며 “언론, 특히 공영방송 파괴 부분은 전대미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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