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뉴스토마토지회가 29일 “대통령실은 뉴스토마토 기자에 대한 출입 변경 신청을 무기한 보류한 데 이어 출입 등록까지 소멸시켰다. 1년간 출입을 제한했던 대통령실이 출석을 문제 삼았다. 횡포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이번 대통령실의 출입 등록 소멸은 뉴스토마토의 천공 의혹 보도와 연관지어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뉴스토마토지회는 이날 성명에서 “작년 2월2일 뉴스토마토가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보도하자 대통령실은 다음날인 2월3일 이를 보도한 뉴스토마토 기자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당시 뉴스토마토는 대통령실 출입기자 교체를 진행 중이었는데, 고발당한 3명 중 1명이 대통령실 출입 교체를 요청한 기자였다”며 “이후 통상 2~3주 걸린다던 신원조회는 해를 넘겼다. 대통령실은 뉴스토마토가 출입기자 교체 요청을 1년 넘게 응하지 않았고, 출입기자 교체를 거부한 상태에서 1년이 지나도록 출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론사 출입 등록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지회는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언론의 근본적인 존재이유 중 하나다.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기자 개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해당 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기본적인 취재 접근조차 차단한다는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을 상실시켜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뉴스토마토에 대한 등록 소멸을 당장 중단하고, 의혹을 제기한 사건은 정당한 방법으로 공명정대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기 바란다. 대통령실이 가져야 할 것은 무분별한 소송과 공권력 행사가 아닌, 대화로 의혹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병호 뉴스토마토 탐사보도팀장은 30일 <‘천공의혹’ 보도 1년> 칼럼에서 “천공 의혹을 보도한 고초는 회사에 대한 직간접적 불이익으로 이어졌다. 우선 대통령실은 한국정책방송원(KTV국민방송)을 통해 본지에 대한 영상 제공을 중단하도록 했다”며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로 규정했으나 1년 동안 각계에선 지속적으로 천공 의혹을 제기했다”고 했다.

최 팀장은 그 사례로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대통령실 관저이전이 추진되던 시기(2022년 3월10일~3월20일)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육군서울사무소 등에 ‘손님’으로 지정된 민간인 출입기록이 존재한다고 밝힌 점을 언급했다. 또한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건넸다고 폭로했던 최재영 목사가 최근 ‘뉴스토마토’ 유튜브 방송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천공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 의원의 문제 제기와 최 목사의 증언엔 더 세밀한 사실관계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본지가 천공 의혹을 제기해 고초를 겪는 동안에도 진실의 퍼즐은 조금씩 맞춰지고 있었다”며 “진실의 퍼즐을 찾고, 맞추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22일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로부터 “1년 가까이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서 현재 뉴스토마토는 (언론사) 등록이 소멸된 상황”이라며 “새로운 기자의 출입을 요청할 경우 다시 접수해서 진행하면 (언론사 등록부터)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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