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원, 이하 ‘우영우’)의 인기가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거세다. 지난 14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전국 9.6%, 수도권 10.4%, 분당 최고 11.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였다.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 비해 다소 생소한 채널인 ENA라는 채널에서 시청률이 10%가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영우’를 계기로 ENA 채널을 처음 알게 됐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KT그룹의 skyTV가 지난 4월 ENA 채널로 이름을 바꾸었다. ENA는 Entertainment와 DNA의 합성어로, ‘엔터테인먼트 DNA’ 라는 의미다. ‘우영우’ 제작 역시 KT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가 참여했다. 미디어오늘은 18일 KT 관계자와 ENA 채널 관계자에게 ‘우영우’를 제작하고 편성하게 된 계기 등을 물었다.

우선 ENA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오늘에 “‘우영우’를 계기로 채널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함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ENA 채널은 ‘우영우’뿐만 아니라 올해 드라마 라인업을 수립하여 종합채널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에 오리지널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혀 나가는 중에 ‘우영우’를 만났다”고 전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KT 관계자는 역시 ‘우영우’를 제작하게된 계기로 “‘우영우’는 탄탄하고 흥미로운 설정과 따스한 이야기로, 누가 봐도 매력적인 콘텐츠”인 점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영화 ‘증인’과 ‘우영우’ 대본을 보았을 때 글로써 작가의 역량과 기대감이 생겼고, 기본기가 탄탄하고 신뢰가는 유인식 감독과 박은빈 배우 조합이란 점이 ‘스튜디오지니’ 입장에서 확신을 가지고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고시청률 1%였던 ENA 채널에서 6회만에 10% 나온 '우영우'
“티빙과 시즌 합병했지만 ‘우영우’ 티빙 통해 제공할 계획 없어”

실제로 ENA와 ENA 계열 채널은 지금까지는 오리지널 예능에 집중해왔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제작한 것은 3년 남짓이다. ‘우영우’ 직전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가 가구시청률 0.96%, 리얼리티 연애 예능 ‘나는SOLO’가 가구 시청률 1.13%을 기록한 것이 역대 최고시청률이었다. ‘우영우’의 경우는 극초반인 6화부터 시청률이 10% 가까이 나오고 있다.

‘우영우’가 원래는 지상파 방송에서 편성될 수도 있었으나 스튜디오 지니에서 ‘우영우’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ENA 채널에서 편성이 결정됐다. KT 관계자는 ‘우영우’에 투자한 정확한 액수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ENA 관계자는 “제작사에서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채널들에 대본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러던 도중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왔고,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빠르게 움직여 확정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KT OTT 시즌과 ‘티빙’이 합병되면서 ‘우영우’를 OTT인 티빙에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KT 관계자는 “티빙과 시즌이 합병이 된다 해도 ‘우영우’는 티빙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KT OTT ‘시즌’ 흡수합병한 티빙 “K콘텐츠 플랫폼” 도약 선언]

▲넷플릭스 TOP10에서 7월1주차 비영어권 TV시리즈 1위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넷플릭스TOP10
▲넷플릭스 TOP10에서 7월1주차 비영어권 TV시리즈 1위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넷플릭스TOP10

또한 이제야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인기를 끌게되고 제작역량을 대중에게 확인받은 셈인데, 이러한 타이밍에 ‘티빙’과의 합병에 KT 시즌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질문도 던졌다. KT 관계자는 “KT 입장에서 아쉬움보다는 CJ ENM과의 협업을 통한 콘텐츠 시너지 효과에 더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ENA 관계자는 “지난 ENA 리브랜딩 미디어데이를 통해 발표했던 것과 같이 앞으로 우리가 잘하는, 우리의 업의 본질인 제작과 편성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채널을 만들어 마케팅하고 시청자들에게 끊임없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채널이 되고자 한다”며 “더 나아가 모든 시청자들이 ENA채널을 보다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더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7일 ENA는 리브랜딩 미디어데이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skyTV와 2021년 KT그룹에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가 ‘ENA’로 채널을 통일하고 오리지널 IP를 확보해가겠다고 밝혔다. skyTV의 경우 ‘강철부대(채널A 공동제작)’, ‘나는SOLO(SBS플러스 공동제작)’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리브랜딩 데이를 통해 ENA는 향후 3년 동안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하여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러한 리브랜딩 당시 제작을 밝힌 것이 ‘우영우’였다.

당시 윤용필 대표는 “skyTV는 지난해 KT그룹으로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와의 시너지를 통해 ENA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KT그룹의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 편성을 대폭 확대해 2025년까지 1조원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글로벌 IP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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