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24일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 여론이 심상치 않다며 끔찍한 결과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일보 등 주류 매체도 위기신호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 총 응답자(183명) 중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일주일전(45% 서울 총 응답자 189명)보다 15%포인트 하락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2%로 일주일전(24%) 보다 8%포인트 올랐다. 인천경기 총 응답자(320명)의 경우 국민의힘 32% 민주당 38%로 일주일전 각각 30% 대 38%에 비해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서울 응답자 표본의 크기가 180~190명에 불과해 일주일지 변동폭이 크다고 해서 실제 여론도 움직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와 함께 한국갤럽 조사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0%,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9%로 나타났고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지난주 여당 대 범야권(제1야당+제3지대) 구도 39%:51%와 유사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4.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민심의 흐름을 보여주는 데이터들은 매우 엄중하다”며 “개별 정당 지지도만 바라보는 착시효과 대신에 여소야대가 그런 우려되는 민심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여당 다수 당선보다 야당 다수 당선을 바라는 여론의 일관된 데이터를 직시해야 한다”며 “집단사고나 희망적 사고 대신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혁신하고 선민후사를 결단하고 실천하다”고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부적절한 막말과 시대착오적인 망언에 대해서는 읍참마속의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는 것에 착시효과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는 것에 착시효과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실제로 안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도태우 장예찬 후보에 이어 친일 망언 조수연 후보에 대해서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결단해야 마땅하다”고 지목했다. 또한 안 위원장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군부의 명령에 따른 ‘오홍근 회칼 테러’를 상기시키며 특정언론을 겁박하고, 나아가 5·18 민주화운동의 배후설을 쏟아냈다며 “우리 정부여당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약속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시대착오적인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제안했다.

진수희 전 국민의힘 의원(전 보건복지부장관)도 같은 날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두 달 전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으로 돌아간 거 아니냐는 위기감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 긍정 부정평가자를 합하면 90% 가까이 되는데, 그중에 긍정 비율은 35% 안팎이고, 나머지 두 배 가까운 부정 평가자들이 정당 지지에는 답을 안 하다 투표에 대거 나와서 분노의 투표를 하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서 정말 끔찍한 결과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 전 의원은 “지금 긴장해야 되고, 처음에 절박하고 절실했던 심정을 다시 빨리 장착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 공천 파동이 사그라들자 우리 스스로가 다시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피는듯한 (상황을 만드는)” 점을 지목했다. 조국혁신당 등장 탓도 있다면서도 진 전 의원은 “대통령 인사권 문제라 거론하기 부담스럽겠지만, 이건 외생 변수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내재적인 변수로 인해 이게 불붙는 이런 상황이 몹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 문제를 빗대어 지적했다.

▲진수희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대통령 부정평가자들이 투표장에 대거 나와 분노의 투표를 할 경우 국민의힘에 끔찍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MBC정치인싸 갈무리
▲진수희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대통령 부정평가자들이 투표장에 대거 나와 분노의 투표를 할 경우 국민의힘에 끔찍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MBC정치인싸 갈무리

앞서 동아일보는 최근 잇달아 수도권 위기론을 보도했다. 동아일보 16일자 3면 <국힘 “판세 숫자 공개 안한다”… 서울지지율 1주새 15%P 빠져>에서 “최근 고물가와 이종섭 주호주 대사 출국 논란, 의료 공백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판세가 쉽지 않은 상황 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수도권 후보들이 “한동훈 효과가 끝났다”, “판세를 뒤집으려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에 출마한 한 후보는 “대통령도 국민에게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장에선 피가 마른다”고 말했고, 또 다른 수도권 후보는 “지금 공천 논란, 막말 논란 때문에 하루에 1000표씩 날아가는 게 보인다”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 2024년 3월16일자 3면
▲동아일보 2024년 3월16일자 3면

동아일보는 지난 14일자 1면 <與 수도권 위기론 “한강벨트 아주 어려워”>에서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통화에서 “한강벨트가 아슬아슬하고, 여당에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당 지지도에서 여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높다는 것은 착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 서울 지역 후보는 “실제 지지율이 후퇴하는데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었다”며 “조국혁신당이 나타난 뒤 정권심판론에 힘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