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기자 회칼 테러 경고 발언 등으로 총선 민심이 악화한 것을 두고 TV조선 메인뉴스 앵커가 “대통령실이 고집을 부리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TV조선 기자들도 스튜디오에 나와 이대로면 국민의힘은 100석 이하라는 신랄한 전망을 내놓았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본부장)는 지난 19일 TV조선 메인뉴스 ‘뉴스9’ 톱뉴스를 소개하면서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여야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각 당 모두 나름의 고민이 있습니다만, 여권은 비상”이라며 “오르던 지지율이 정체하고, 정권 심판 분위기가 커지면서 한계점에 다다른게 아니냐는 자조적인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윤 앵커는 “이종섭 대사, 황상무 수석 사태에 대한 탈출구가 없으면 지난 총선 때의 악몽이 재연될까 현장을 뛰는 후보들은 어떻게라도 분위기를 바꾸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하지만, 키를 쥐고 있는 용산 대통령실은 정답이 뻔히 보이는데도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도 총선에서 지면 남은 임기내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잘 알텐데, 묘수를 찾는건지, 고집을 부리는건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수도권 후보들은 특히 공개적으로 강하게 대통령실을 향해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놓고도 지도부와 친윤계가 반목하면서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소개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19일 뉴스에서 대통령실이 고집을 부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19일 뉴스에서 대통령실이 고집을 부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김정우 TV조선 기자는 이날 저녁 ‘뉴스9’ 스튜디오에 나와 ‘총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코너 <이대로면 100석 이하> 제하의 기자대담에서 “오늘은 ‘이대로면 100석 이하’를 준비했다”며 “비례대표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기자는 “여권 핵심부에서 분석한 판세인데, 현재 상황이 그대로 갈 경우 세자릿수도 어렵다는 것”이라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잘 하면 130석+α까진 갈 수 있다’는 게 여권 내부의 판세 분석이었는데, 불과 일주일 사이 이렇게 뒤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수도권 판세 예측에서 5%p 이하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 20~30곳 정도 되는데, 여론 기류가 이렇게 흔들리면 30석 정도는 한 순간에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요인을 두고 김 기자는 “야당 공천 파동으로 인한 반사효과가 사라졌고, 야권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을 통해 결집하는 시점인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공천 잡음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는데다 이종섭·황상무 논란까지 맞물린 결과”라며 “용산 내부도 지난 주말까진 이종섭 대사의 선제적 일시귀국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는데, 대응이 늦어지면서 지난 일요일 당에서 먼저 조치를 공개 요구했고, 대통령실로선 여론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이 19일 뉴스에서 이대로면 100석 이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TV조선이 19일 뉴스에서 이대로면 100석 이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김 기자는 “황상무 수석 거취 문제도 사실상 어제가 골든타임이었다는 시각이 많다”며 “결과적으로 타이밍을 놓친 셈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법을 두고 “여권 인사들의 얘기를 두루 들어봤는데, 그 중 일치된 견해는 결국 인사권자의 결단이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수석의 사의를 수리했다고  20일 오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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