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 임명에 이어 출국금지도 조사 하루 만에 해제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에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왜 굳이 이런 사람을 대사로 발탁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였다는 것이 지난 5일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이 법무부에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7일 낮 이 전 장관이 공수처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8일, 법무부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사실을 발표한다. 공수처 조사를 받은 지 약 26시간 만이다.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가 주호주 대사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이 나오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국가시스템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출국금지 해제 조치를 놓고 △이 전 장관에 대한 별다른 조사 없이 출국금지가 수차례 연장됐고 △최근 출석 조사가 이뤄졌고 △이 전 장관이 수사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인사 시스템 심각한 구멍, 출국하면 강제수사 불가능”

석연치 않은 ‘졸속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사설 <이종섭 대사는 법적 문제 해소한 뒤에 부임해야>을 내고 “애초 수사 결과가 과잉이라고 해도 어쨌든 이 대사는 형사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대사 임명 때까지 공수처 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며 “법은 법이다. 굳이 이런 사람을 대사로 발탁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사는 대통령 신임장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하려 했다. 신임장이 없으면 주재국에 가서도 공식 활동을 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은 ‘다시 귀국해 신임장을 받으면 된다’고 하지만, 궁색한 얘기다. 신임 대사가 출금 조치로 주재국에 제때 부임하지 못한 경우는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 9일자 조선일보 사설.
▲ 9일자 조선일보 사설.
▲ 9일자 한국일보 사설.
▲ 9일자 한국일보 사설.

법을 강조한 대통령이 ‘법치’에 어긋나는 일을 반복한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는 것을 놓고) 사실상 여가부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여가부 폐지가 대통령 대선 공약이긴 해도 정부 부처 폐지는 엄연한 입법 사항”이라며 “그런 입법 절차가 성가시다고 건너뛰는 건 법치가 아니다. 아무리 수사에 문제가 있다 해도 법적으로 출국 금지된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키려 한 것도 법치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4시간 조사’ 하자마자 출금 해제… 공수처까지 면죄부 주나>에서 “법무부는 기다렸다는 듯 어제(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잘 짜인 각본처럼 일사천리”라며 “출국금지를 결정하는 부처도, 1차 인사검증을 하는 부처도 모두 법무부다. 한 지붕에 딴살림을 차린 것도 아니고 어떻게 출국금지 사실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일보는 “백번 양보해 그렇다 쳐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형 사건의 핵심 피고발인을 대사로 임명했다면 인사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윗선’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도피성 인사라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 전 장관이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다. 일단 출국하면 강제수사 등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대로 출국해 대사로 취임한다면 대통령도, 법무부도, 공수처도 모두 피의자 도피를 도운 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콜롬비아-에콰도르 난민 현장 찾은 정우성 “누구나 측은지심 있다”

한겨레21이 정우성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의 콜롬비아·에콰도르 현장 방문을 동행했다. 한겨레21은 “강제실향민의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시련과 사회통합의 현장”이라고 했다.

에콰도르에서 콜롬비아로 넘어온 베티아나(가명·34)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정부가 노점상이 불법이라며 단속하는 바람에 생계가 막막해졌다. 길거리 행상을 하던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떠나기 시작했다”며 “왜 떠나느냐 물었더니, 콜롬비아에는 기회가 더 많다고 했다. 나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져 갈등하다가 결심했다”고 말했다.

▲ 9일자 한겨레21 커버.
▲ 9일자 한겨레21 커버.

이어 베티아나는 “나는 꿈이 있다. 콜롬비아에서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나와 가족 모두에게 인간다운 삶을 누릴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한겨레는 “베티아나가 20분 넘게 스페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안, 그리고 통역 지원자가 중간중간 그의 말을 한국어로 옮기는 동안에도 정 대사는 베티아나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고 줄곧 눈을 맞췄다”며 “베티아나와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엿새 일정 동안 수많은 난민과 실향민을 만나는 내내 그의 눈길은 상대의 눈에 머물렀다”고 했다.

정우성 대사는 한겨레21 인터뷰에서 “타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혐오를 없애기 위해서는 ‘남이 나와 다른 것처럼, 나도 남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 돼요. 누구나 측은지심이 있잖아요. 우리는 이미 그런 마음의 자세가 돼 있어요”라고 설명한 뒤 “어떤 집단이 이해관계에 따라 극우적인 목소리를 높이는 건 단지 자신들의 신념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에요. 저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도 이해하려 해요. 다만 우리가 거기 휩쓸리면 안 되죠”라고 말했다.

“‘K드라마’ 흥행에도… 불공정 대우 받는 프리랜서 작가들”

전태일 재단과 ‘12대88의 사회를 넘자’ 공동기획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구조의 프리랜서 노동 환경 문제를 짚었다.

지난 8일 5면 <K드라마 떴지만… 신인 작가는 ‘갑질 계약’ 고통>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신인 프리랜서 작가 A씨와 B씨의 OTT 계약 과정을 소개했다.

▲ 9일자 조선일보 기사.
▲ 9일자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는 “‘K드라마’가 해외 곳곳에서 이름을 떨치면서 그 작품을 탄생시킨 국내 방송 작가들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소수와 달리 다수의 신인 작가들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불공정한 상황에 처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계약서에 제작사에만 유리한 조항을 넣은 뒤 신인 작가들에게 이를 사실상 강요하는 게 대표적”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업계에선 최근 제작비가 증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편성이 되지 않는 드라마가 많아졌다고 전한다. 이 피해를 고스란히 프리랜서 작가와 스태프가 감당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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