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지명을 해외 도피 시도로 규정하고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8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출국 금지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가 기강과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종섭 전 장관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조사도 하기 전에 임성근 당시 사단장 등 주요 책임자들의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핵심 공범”이라며 “이 사람에 대해 출국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제적 망신을 더 당하기 전에 핵심 피의자 이종섭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시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실상 해외도피성 외국 대사 임명은 처음 본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살다살다 별일을 다 본다”며 “범죄 혐의자가 해외 도피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수사를 받는 출국 금지된 혐의자가 외국 대사로 나간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청 최고위원은 “어제 MBC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에 관한 충격적인 뉴스를 보면, 대통령실 전화를 받고 자신이 결재했던 수사 내용 발표를 연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우리는 추정할 수 있다”며 “명백한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다. 해병대원 사망 사건의 묻힌 진실과 수사 외압의 실체가 아직 수사 중이고 출국 금지까지 된 이종섭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되는 것을 보면서 이 정권은 ‘정말 막 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직격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정말 놀랍지 않나? 역대 정권 통틀어 출국 금지된 자를 외국 대사로 임명한 사례가 있었나? 누가 봐도 조폭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범인 빼돌리기 수법 아니냐?”고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종득 전 대통령실 안보실 2차장도 공천했다. 이게 조용한 공천이고 시스템 공천인가?”라며 “국기문란 범죄의 전모가 드러날까 봐 관련자들 입막음 공천한 것이고, 범죄 혐의자 우선 공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출국 금지된 사람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는 이유는 뭔가? 대통령실이 해병대원 수사외압에 관련되어 있어서, 이 칼날이 대통령까지 가게 되었다고 하는 두려움 때문인가?”라고 묻고 “자신의 수사를 덮기 위해 그 수사관계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 아닌가? 출국 금지된 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 이거 범죄행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KBS 보도에 따르면 애초 8일 오후 시드니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 출국을 연기하고 부임 시기를 다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은 이종섭 전 장관 관련 최고위원들의 주요 발언과 정청래 최고위원의 관련 전체 발언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