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4선 김영주 의원에 이어 공개적으로 의정활동 하위 명단 포함 사실을 밝히면서 반발한 것. 하위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의 연쇄적인 입장 표명이 예상된다.

박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납득하기 어려운 이 사실을, 온갖 조롱과 흑색선전의 먹잇감이 될 것을 각오하고 오늘 제가 공개하는 것은 박용진이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공정과 원칙이 아니면 의정활동에서도, 정당 활동에서도 뒷걸음질 치지 않았다”며 “그래서 아시는 것처럼 많은 고초를 겪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정작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저는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김영주 의원이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며 비판한 것과 같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활동 하위 10% 명단에 포함된 것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활동 하위 10% 명단에 포함된 것에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반발했다.

다만, 탈당을 선언했던 김 의원과 달리 박 의원은 “이런 치욕적이고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제가 민주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리고,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 남아 승리하여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당민주주의의 위기와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구당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정풍운동의 각오로 오늘의 이 과하지욕(胯下之辱)을 견디겠다”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위 20% 포함 명단은 모두 31명인데, 이 가운데 추가 탈당을 포함해 반발하는 숫자가 커질 경우 ‘이재명 사당화’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자신을 제외한 전략공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반발하며 “이재명 당 대표와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까 2선으로 물러나 달라”는 말을 현역 의원 모임 단체대화방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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