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논란과 비속어 첫 보도를 한 MBC에 정정보도하라는 서울서부지법 판결을 두고 언론계도 논란이다.

박성태 전 JTBC 앵커는 전후 맥락에 따라 사실관계에 대해 맞지 않느냐고 했을 때 반론이 없었으면 MBC가 보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법원이 윤 대통령의 실제 발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판결이라고도 했다. 이에 반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자막에 ‘바이든’이라 단정해 보도한 것은 성급했다고 반론했다.

서울서부지법이 지난 12일 MBC에게 <뉴스데스크> 첫 머리에 정정보도하라고 원고(외교부) 승소판결한 것을 두고 이같이 설전을 벌였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MBC 입장에서는 이걸 보도했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확인이 안 되는 사안인데 단정을 지었다. (보도가) 허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사실일 수도 있고, 허위일 수도 있는데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런 상태라면 애초 자막 붙여 방송해서는 안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나중에 그런 지적이 나왔다면 정정보도했어야 된다”며 “그런데 그게 안 되고 법원까지 간 게 유감이다. 이런 것까지 법원에 들고 가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반해 논란이 됐던 당시 JTBC 앵커를 했던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현업에 있던 사람으로서 전후 맥락을 보고 ‘아, 이거겠구나’라는 상을 가지게 된다”며 “당시 MBC는 용산에 있던 사람들에게 확인을 했다. ‘이런 거 아니냐’고 묻자 용산에 있던 사람들이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 전 앵커는 보도 전에 이거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한 것을 두고도 “상식적으로는 이게 맞나 보구나라고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박성태 전 JTBC 앵커가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외교부와 MBC의 바이든 날리면 소송에서 정정보도하라고 판결한 서울서부지법에 대해 언론자유를 침해한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박성태 전 JTBC 앵커가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외교부와 MBC의 바이든 날리면 소송에서 정정보도하라고 판결한 서울서부지법에 대해 언론자유를 침해한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박 전 앵커는 “성문 분석을 다한 다음에 보도할 것도 아니고, 전후 맥락과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보도하는 건데 지금 뒤에 와서 대통령이 절대 그게 아니라고 해서 다 날아가게 생겼지 않느냐. 거기다 소송까지? 이건 과하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날리면이 맞고 바이든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확실치 않은데 단정적으로 보도했으니 정정해라’라는 판단을 두고 박 전 앵커는 “전후 맥락으로 충분히 확인해서 ‘이거 맞지 않아’ 했을 때 반론이 없었으면 MBC는 보도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런데 법원도 확실치 않으니까, 그것도 아주 엄격하게 법적으로 (정정보도하라고) 하면 보도는 상당 부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앵커는 당시 자신들도 바이든으로 들린 경위를 두고 “사무실에서 10명 넘게 계속 들어봤다. 물론 아니다라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7:3 정도로 MBC 보도처럼 들린다고 했다”며 “기계도 판정을 못 한다는 걸 소송까지 가버리는 것이 사실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중권 교수는 “본인이 ‘아니다’라고 했으면 그 당시 ‘우리가 성급하게 판단했다’ 정도만 유감 표명을 하면 피차 끝날 문제인데 이걸 가지고 싸우고 법정까지 가져갔다”고 말했다.

김수민 평론가도 “판결이 저도 좀 애매한 것 같다”며 “MBC 측에서는 허위라는 걸 감정이 안 됐는데 왜 정정보도해야 되냐고 하고 있고, … 2심 판결이 또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 보도 소송에서 MBC에게 정정보도하라고 한 법원 판결을 두고 MBC 자막 보도가 성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 보도 소송에서 MBC에게 정정보도하라고 한 법원 판결을 두고 MBC 자막 보도가 성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박성태 전 앵커는 “권력자가 너무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 판결대로라면 방송 뉴스 보면 음주단속 과정에서 인터뷰 못 딴다. 술 취해서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아느냐. (법원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이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분명하게 MBC 쪽에서도 특정한 방향으로 그걸 보도를 했다”며 “그런데 충분히 확인해야 되고, 당사자가 반론을 폈으면 그건 받아들여야 되는데, 무시했던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사자가 아니라고 얘기하고,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보도한 이후라도 정정하거나 수정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성태 전 앵커는 이에 “당사자의 주장으로 검증이 안 된다. 당사자가 말을 바꿀 수도 있다”며 “우리가 권력자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그러면 (다만) 반론으로 보면 충분히 다뤘어야 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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