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에 필요한 콘텐츠 이용을 위해 협상에 나선 애플이 최소 5000만 달러(한화 약 651억 원)의 이용료를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현지 시간 22일 관련 논의에 정통한 4명의 관계자를 출처로 전한 소식이다. [NYT: Apple Explores A.I. Deals With News Publishers]

NYT에 따르면, 애플은 보그·뉴요커를 발행하는 ‘콘데 나스트’, ‘NBC뉴스’, 피플·데일리비스트·베터홈앤가든스 등을 소유한 ‘IAC’ 등과 접촉했다.

협상이 조속한 시일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보인다. NYT는 몇몇 콘텐츠 생산업계 관계자들이 애플 조건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우려를 했다고 전했다. “초기 제안서에는 콘텐츠 아카이브에 대한 광범위한 라이선스가 포함돼 있었고, 관련 사업자가 애플의 콘텐츠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책임에 잠재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로고 앞으로 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보면서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애플 로고 앞으로 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보면서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이 관계자들은 NYT에 애플이 뉴스 산업에 생성형 AI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모호한 입장을 보였고, 이는 애플 기기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상당한 이용자들을 고려할 때 뉴스 산업의 잠재적 경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저작권 협상 없이 먼저 콘텐츠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이후 법적 분쟁까지 발생시킨 타 기업과 비교하며 애플의 접근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전해졌다.

애플은 해당 협상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애플 대변인은 NYT, 로이터 등 외신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NYT는 애플 CEO 팀 쿡은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 통화에서 AI 관련 협상이 “진행 중”(going on)이라면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다국적 미디어그룹 악셀스프링어와 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더타임스 등을 소유한 글로벌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 기업들과 콘텐츠 사용에 관해 다양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의 경우 39개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방송협회가 지난달 네이버, 카카오, 구글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에 회원사 저작물에 대한 ‘AI 학습 이용 여부 확인 요청과 학습 이용 관련 요구사항 의견서’를 전달했다. 지난 10월 한국신문협회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에 뉴스 콘텐츠를 학습시킨 행위가 뉴스제휴콘텐츠사(CP사)와의 ‘뉴스 제휴 약관’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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