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에 쓰이는 인공지능(AI) 시스템들은 사전에 외부의 독립된 평가를 받는다.” (국경없는기자회)

“뉴스 미디어 회사에서 어떤 AI 시스템을 도입할지 결정하는 건 회사 자체에 맡겨야 하며 외부 평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세계신문협회)

▲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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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10일 ‘인공지능과 저널리즘에 관한 파리 헌장’을 발표했으나, 같은 날 세계신문협회(WAN-IFRA)는 “AI와 저널리즘에 관한 윤리적 지침과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환영하지만, 뉴스 제공자의 우려로 ‘파리 헌장’을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영국 런던 인근 도시 블레칠리파크에서 미국·중국·한국 등 28개국과 유럽연합(EU)이 AI가 인류에 제기하는 위험에 공동 대응을 하기로 했다. 이를 ‘블레칠리 선언’이라고 부른다. 이에 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도 파리 헌장을 발표했으나, 일부 조항의 이견으로 세계신문협회는 파리 헌장을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것.

파리 헌장은 △저널리즘에서 사용되는 AI 시스템은 외부의 독립적인 사전 평가를 거칠 것 △언론사는 게시 콘텐츠에 항상 책임을 질 것 △언론사는 AI 시스템 사용에 있어 투명성을 유지할 것 △저널리즘은 진짜와 합성 콘텐츠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그을 것 △저널리스트, 언론사 및 저널리즘 지원 단체는 AI 거버넌스에 참여할 것 △저널리즘은 AI 조직과의 관계에서 윤리적·경제적 기반을 유지할 것 등의 내용을 담는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Christophe Deloire)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AI에 기반한 기술은 전례 없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지만 저널리즘에 전례 없는 도전을 제기하기도 한다”며 “딥페이크가 허위정보를 증폭시키고 모든 시청각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고, 언어 모델이 뉴스와 정보의 무결성을 희생시키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상황에서 언론은 이 헌장을 지지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이 공익을 위한 사명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신문협회는 ‘저널리즘에서 사용되는 AI 시스템은 외부의 독립적인 사전 평가를 거칠 것’ 조항의 이견으로 인해 파리 헌장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빈센트 페이레그(Vincent Peyregne) 세계신문협회 CEO는 “워킹그룹에 합류한 우리의 의도는 가능한 한 폭넓은 채택과 최상의 성공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특히 이 헌장이 언론인, 언론사 및 출판사를 포함한 직업의 기준이 되려면 뉴스 미디어 회사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며 “뉴스 미디어 회사에서 어떤 AI 시스템을 도입할지 결정하는 것은 회사 자체에 맡겨야 하며 외부의 평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세계편집인포럼의 회장인 마사 라모스(Martha Ramos)도 “AI가 발전하는 방식과 속도를 고려할 때 AI 도구에 대한 사전 평가는 비현실적이며 편집사의 내부 정책에 간섭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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