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작에 필요한 AI 도구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언론사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은 <AI와 언론의 혁신>을 주제로 2023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뉴스룸에서의 AI 기술 활용>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어니스트 쿵(Ernest Kung) AP통신 AI 프로덕트 매니저는 “뉴스에 AI 활용 이야기를 하면서 비용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데이터 과학자(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반드시 팀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비싸다. 이런 인력은 구하는 것조차 너무 어렵다”고 운을 뗐다.

▲9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은 ‘2023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AI와 언론의 혁신’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9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은 ‘2023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AI와 언론의 혁신’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생성형 AI 도구를 뉴스 제작에 활용하기 위해 한국의 언론사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결국 단합 돼야 한다.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각 기관의 펀드를 끌어들일 수 있다. 하나의 언론사가 AI 툴을 만들기는 어렵다. (언론사가 함께) 재정적인 지원들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걸 제안한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제가 뉴질랜드에서 석사를 했는데, 그곳에서 언론사가 경쟁사들과 과학기술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의향이 있는지 테스트했다. 그러나 공유하지 않더라”면서도 “그런데 AI 등장 후 공유, 협력이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 만드는 게 아니고 업계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내가 최고의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AP통신은 기사 작성 시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경향신문 기자가 “데스크 입장에서 그 기사가 AI를 활용했는지 어떻게 평가하냐”고 묻자,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AP는 아주 좋은 언론인들을 두고 있다. 우리 언론인들의 신뢰도를 평가한다. 신뢰도는 굉장히 높다. 표절하지 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표절 모델을 동일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기자들이 표절한 것 같다고 보고가 올라오면, 표절 (감별)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경향신문 기자가 이어 “적극적으로 기사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전면 도입 시기가 멀었다고 보는지, 가까워지고 있는지”라고 묻자,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제 생각에 AP는 기자들이 현장에 나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걸 대체할 수 있는 AI는 없다. 만약 미래에 AI가 잘 사용된다고 해도 어쩌면 1차적인 스토리 초안 정도는 쓸 수 있다. 그러나 금방 올 것 같진 않다. 생성 AI는 재포맷팅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토론에서는 어니스트 쿵과 다른 의견도 나왔다. 오세욱 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제가 찰리 베켓(Charlie Beckett) 강의 내용을 녹취해서 번역기로 번역해 챗GPT한테 보고서를 한국어로 써달라고 했다. 이후에 기사도 만들어달라고 했다. 잘 썼다. 몇몇 단어들만 고치고 발행해도 될 정도였다. 챗GPT 유료 버전만 쓰더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9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은 ‘2023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AI와 언론의 혁신’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9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은 ‘2023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AI와 언론의 혁신’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은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기자업무 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보다 10배 바보 같은 놈을 비서로 쓰는 느낌이다.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데, 챗GPT는 대화 도구가 아니고 데이터 처리 도구”라며 “정확하게 지시하고 일을 시키면 된다. 언론사분들이 챗GPT에 질문하고 답이 틀리는 걸 즐기는 분위기다. 데이터 처리 도구로 활용하면 업무시간을 상당량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찰리 베켓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이) 좋은 실험한 것 같다. 저의 발표를 가지고 AI를 통해 보고서를 쓰게 한 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AI를 사용했을 때 어떤 기회가 있고 리스크가 있는지 직접 시도하는 건 리스크가 없다”고 말했다.

이관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석좌교수는 “AI 시대의 기자란 누구인가”라고 질문했고,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제가 교수님 수업을 들었으면 우수한 성적 못 받았겠다. 저널리스트와 블로그에 일반적인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신뢰성이다. 언론인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성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의 신뢰성이 있다. 전문적인 윤리를 따르고 있다. 영화평론가 같은 사람은 전문가로서 윤리성을 보유하고 있다. 제작사로부터 돈을 받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이어 “신뢰성이라는 건 AI 시대 우리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신뢰성이라는 게 우리 언론인 마음속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게 저널리즘의 미래, AI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핵심에 있어야 한다”며 “뉴스 가치가 있다는 걸 생각해봤을 때 뉴스는 변한 게 없다. 업계적인 표준이 있고, 전문적인 표준이 있다. 만약 AI를 무책임하게 사용한다면 사람들이 뉴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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