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뉴스라이브를 진행하던 호준석 앵커가 18일 퇴사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총선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기자협회 YTN지회는 호 앵커의 정치권행이 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낯 뜨거운 동료들과 후배들에겐 뭐라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YTN기자협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호준석 앵커를 강하게 비판했다. YTN기자협회는 “호 앵커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정치적 신념 등을 지적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윤리강령 위반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호준석 YTN 앵커. 사진=YTN 방송화면 갈무리.
▲호준석 YTN 앵커. 사진=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윤리강령에는 “YTN에 근무하는 동안 정당 활동을 하지 않고, 퇴사 후 6개월 이내에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이나 모임을 포함해 정치인이나 정치적 단체를 위해 활동하지 않는다. 배우자나 가족이 지속적으로 정당 활동이나 정치활동 할 경우 부서장에 알린다”는 문구가 있다.

YTN기자협회는 “일반적 뉴스 소비자들의 상식과 내부 윤리강령 따위는 그냥 무시해도 된다는 발상인가”라고 물으면서 “공교롭게도 최근 뉴스라이브 코너인 ‘라이브 앵글’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이슈 중심에 선 인사들이 줄줄이 출연했다. 모두 호 앵커가 진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일부터는 본인과 특정 정당의 승리를 위해 뛰어다닐 호 앵커가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한다면 진짜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홍상표·윤두현·안귀령·이기정 씨에 이은 또 하나의 폴리널리스트 직행, 언제까지 부끄러움은 남겨진 동료들의 몫이어야 하나”라면서 “이기정 씨는 지난해 사직 사흘 만에 용산 대통령실로 직행하더니 대통령 호위무사라도 되는 양, 타사 후배 기자와 고성을 주고받는 다툼을 일반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우리 구성원들의 낯을 뜨겁게 만들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YTN기자협회는 “분명한 건 지난 9일까지 호 앵커가 진행했던 뉴스들은 이제 YTN 동료들에게는 ‘흑역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며 “일생의 절반, 30년 가까이 다닌 YTN에서, 호 앵커가 동료들에게 남긴 건 무엇인가. 낯 뜨거운 동료들과 후배들에겐 뭐라 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호준석 앵커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입당은 안 했지만, 하기로 결정했다. 당에서 향후 일정에 대해 곧 발표할 것”이라며 “그 전에 입장을 내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호 앵커는 YTN기자협회 성명에 대해 “그런 성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호준석 앵커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YTN에 입사했다. 이후 기자협회 YTN지회장, 앵커실장, 기획조정실장, 앵커팀 부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 아침 뉴스프로그램 뉴스라이브를 진행했다.

▲호준석 YTN 앵커는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회를 맡아왔다. 사진은 2014년 열린 제8회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진=평강제일교회 유튜브)
▲호준석 YTN 앵커는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회를 맡아왔다. 사진은 2014년 열린 제8회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진=평강제일교회 유튜브)

평강제일교회 장로였던 호 앵커는 2013년 교회에서 열린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회를 맡으며 “반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가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이 제기되자 호 앵커는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반공’은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정권인 북한의 세습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이라며 “‘반공’이 체제 유지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만큼 ‘반공’을 불의로 낙인찍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