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개월간 공석이었던 대통령실 대변인에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5일 임명됐다. 현직 언론인의 대변인단 직행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반복되고 있다.

이도운 신임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청와대가 용산으로 옮겨오면서 우리 출입기자분들이 일하는 공간을 춘추관에서 소통관으로 바꾼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정을 수행하는 데, 그리고 사회를 유지하는 데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첫인사를 했다.

이어 “딸이 하나 있는데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다. 제가 10번 말을 건네면 마지못해서 한마디한다. 그래도 저는 계속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소통이라는 것이 딸과 아버지의 관계처럼 편무 관계, 말하자면 일방적인 관계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쌍무 관계, 서로가 책임감을 갖고 협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특히 국가기관과 언론 간의 관계는 특별히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으로 옮겨오면서 소통과 관련해서도 굉장히 많은 이슈들이 있고, 또 해결해야 될 문제들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실과 언론이 함께 소통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과 대통령실이 잘 소통하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이념, 세대, 남녀 간의 갈등도 소통으로 해결하는데 조금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임명된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2월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변인직을 맡게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임명된 이도운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2월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변인직을 맡게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자리에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 대변인 임명에 대해 “지난 1990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서 워싱턴 특파원과 국제부장, 그리고 정치부장을 거쳐 2017년부터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며 정치와 외교, 사회 등 국내외 정세와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문화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이 대변인을 둘러싼 ‘폴리널리스트’ 비판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은 지난달 말까지 대통령실 관련한 칼럼을 써 왔다. 그보다 앞선 2017년엔 서울신문 부국장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으로 직행했다가, 반 전 총장 대선 출마가 무산되자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언론계에 복귀한 바 있다.

이에 질의응답 시간엔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대한 판단’을 묻는 출입기자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이 보실 때 얼마나 잘 임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또 여러분의 말씀과 조언을 저희가 겸허하게 수용하면서도, 그러나 기자님들과 그리고 대통령실 간에 그런 훌륭한 가교 역을 할 수 있도록 그 소통의 적임자로 이도운 대변인이 단연 자타공인했던, 추천을 받았던 분이었다”며 “여기에서 많은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는 대변인직을 수행하면서 입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판단’ 부분은 답하지 않은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이래 줄곧 현직 언론인을 대변인단에 발탁해왔다. 강인선 초대 대변인(현 해외홍보비서관)은 조선일보 부국장으로서 칼럼·유튜브 활동을 하다 윤석열 당선자 외신 대변인을 맡은 뒤 초대 대통령실 대변인이 됐다. 최근 사임한 이재명 전 부대변인은 채널A 앵커로 활동하다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직행한 사례다. KBS 기자 출신인 천효정 부대변인은 대변인 낙점설 속에 퇴사, 이후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부대변인에 임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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