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하면서 그동안 윤석열 정부 들어 편성한 예산규모 5744억 원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 2022년 5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략회의 및 민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 2022년 5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략회의 및 민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미디어오늘이 살펴본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월26일 국회에 올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예산안을 보고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국회 제10차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예산 관련 유치 활동 총력 지원을 위해서 23년 예산에 첫 번째 지지교섭활동, 두 번째 해외협력사업, 세 번째 SOC사업 등 크게 세 가지 부류로 구분해서 예산을 총 3228억 원을 반영했다”며 “이 규모는 22년도(2516억) 예산 대비 28.3% 증액된 규모”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지지교섭활동 관련해 “유치위원회의 경쟁 PT 및 현지실사 대응 소요를 충분히 지원하고 주요 인사 방한 초청 등을 통해서 지지여론을 확산하는 예산”이라고 설명했고, 해외협력 사업 관련 “태평양 연안국과의 개발협력 강화, 맞춤형 새마을운동 지원 등 개도국 수요가 높은 해외협력 사업(ODA:공적개발원조)을 대폭 확대했다”고 했다. 최 차관은 “이러한 금년도 본예산과 별도로 국회 엑스포유치지원특위의 대외 지지교섭 활동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서 예비비로 7억6000만 원을 추가 편성했다”며 “이번 주 초의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비비와 별도로 특위 운영과 관련된 기정예산 1억 원까지 같이 활용해 23년도 엑스포특위의 지지교섭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은 총 8억6000만 원이라고 했다.

집행 현황을 두고 최 차관은 당시 23년 예산 3228억 원 중 4월18일을 기준으로 (이미) 1349억 원이 집행돼 집행률이 41.7%라고 밝혔다.

▲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지난 4월26일 국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엑스포 지원 예산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지난 4월26일 국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엑스포 지원 예산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난해 예산 2516억 원과 올해 예산 3228억 원 등 본예산만 모두 5744억 원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예비비 등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예산을 집행해놓고도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의 성과는 165개국 가운데 29표(17.6%)를 득표하는데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쓰임새는 무엇이냐”며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영업 능력이 최악이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무려 5744억 원을 썼는데 겨우 29표를 얻었다”며 “발표 하루 전만 해도 막판 대역전극이 가능할 것처럼 뻥쳤지만 결과는 참패였다”고 혹평했다.

▲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지난 4월26일 국회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원 특위에 출석해 엑스포 지원 예산을 보고하는 내역이 담긴 회의록. 일부 강조 표시. 사진=국회 회의록 갈무리
▲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지난 4월26일 국회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원 특위에 출석해 엑스포 지원 예산을 보고하는 내역이 담긴 회의록. 일부 강조 표시. 사진=국회 회의록 갈무리

박 의원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정상회담을 했다고 자화자찬하더니 만나면 만날수록 손실만 커졌다”며 “우리가 투자 받기로 한 돈이 7조 원인데 외국에 투자하겠다는 돈이 105조 원, 마이너스 98조 원이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이런 영업사원은 해고 각”이라고도 했다.

같은 당의 서영교 의원도 회의에서 “(윤 대통령) 독선의 절정은 바로 부산 엑스포였다”며 “6000억 가까이 국민 혈세를 쓰면서 정상들을 만나 ‘내가 1호 영업사원이다’라며 다녔음에도 저희가 보는 자료 화면들은 그렇게 신뢰가 가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깜짝 놀랐다. 119 대 29표, ‘이게 뭐지?’라고 국민들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에 5744억 원을 쓰고도 29표밖에 얻지 못한 참패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영업능력이 최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에 5744억 원을 쓰고도 29표밖에 얻지 못한 참패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영업능력이 최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서은숙 최고위원도 이날 “119 대 29대로 대참패한 이번 2030 엑스포 유치 실패는 대한민국 외교의 총체적 수준을 보여준다”며 “엑스포 유치에 사용된 천문학적인 비용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은 “이번 2030 엑스포 유치 대패는 외교 참사”라며 “민주당은 유치 과정에서 어떤 부정과 문제점이 있었는지 꼼꼼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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