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약속 없이 찾아왔지만, 이재명 대표 일정으로 인해 관련 서한만 전달했다.

4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한창 진행 중인 민주당 대표실 앞에 기자들이 모였다. 박형준 시장 측이 10시쯤 이재명 대표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예정된 최고위원회 회의 등으로 인해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서한만 받기로 했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회의 도중 당 대표실 앞 복도에 나와 박형준 시장을 맞았다. 박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었다”며 이날 찾아온 목적을 천 실장에게 설명했다.

천준호 비서실장에게 관련 서한을 전달한 후 기자들과 만난 박형준 시장은 “지금 저희가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로 부산 시민들이 여러 가지 걱정이 많다”며 “부산의 가장 큰 현안이 가덕도 신공항을 조기 개항하는 것과 또 지역 성장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산업은행 이전”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은 단순히 금융기관 하나를 옮기는 것이 아니고 부산과 부울경 남부권 전체 경제성장의 굉장히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할 정책금융기관을 옮기고 있다”며 “이것은 민주당의 가치하고도 딱 맞는, 앞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시금석이 될 만한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왔다”고 밝혔다.

박형준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직접 뵙고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미 저희 의사는 여러 번 전달했는데 아마 일정상 만나 뵙지는 못한 것 같다”며 “어쨌든 일에 대해서는 여야를 넘어서 지역 발전 또 대한민국의 남부권 경제 전체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리려고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부산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형준 시장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이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을 우려하며, 양당 지도부 손에 넘겨진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두 차례 면담을 요청하였다”며 “박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만나 부산시민의 염원을 전달하고 민주당 지도부를 직접 설득하고자 했으나,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아 부산시민과 부산시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게 된 것”이라고 약속 없이 이재명 대표를 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박 시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서삼석 국회 예결위원장과 예결위 여야 간사를 만나 부산시 국비 사업을 설명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줄 것도 건의할 예정이다. 

한편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선 점은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언론에 말했다는데 기가 막힌 발언”이라며 “누가 들으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3달 만에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된 줄 알겠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임기는 1년 반이 지난 것이 아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부산시장의 임기는 2021년 4월 8일 시작되었다. 무려 2년 8개월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은 2년 8개월 동안 무엇을 했나? 문재인 정부 때 박형준 부산시장님은 집에 있었나? 아니다. 부산시장하고 있었다. 어디에다 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을 미루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을 의식해 부산 시민들에게 큰 선물을 주겠다는 식의 발언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다. 대통령이 떡 주겠다고 달래는 것은 부산과 부울경 시도민을 또 한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생생한 박형준 시장이 천준호 비서실장에게 서한을 전달하는 모습과 박 시장의 발언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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