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및 광고 수입 감소로 위기에 처한 미국 케이블TV 채널이 차별화한 뉴스 콘텐츠를 활용해 OTT 등 스트리밍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폭스뉴스는 자체 유료 OTT ‘폭스네이션’(Fox Nation)을 운영 중이고 CNN도 ‘CNN플러스’ 실패 후 ‘CNN맥스’로 스트리밍 재도전을 선언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글로벌OTT동향분석.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글로벌OTT동향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글로벌OTT동향분석’에서 가속화하는 뉴스 콘텐츠 스트리밍 경쟁을 다뤘다. 미국 CNN, CBS, 폭스뉴스, NBC 등 사례가 소개됐다.

미국 케이블 구독료는 한국보다 비싸다.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 열풍이 수년째 지속된 이유다. 넷플릭스 등 OTT 기업들이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광고주 이탈도 심해졌다. 그간 케이블TV 수익은 가입자 요금과 광고 수익에 의존해왔는데 이 두 축이 모두 흔들리게 된 것이다.

닐슨 게이지(Nielsen Gauge)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과 7월 사이 미국 케이블TV 시청 점유율은 31.1%에서 29.6%로 하락한 반면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은 34.1%에서 38.7%로 확대됐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분석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케이블TV 광고 매출은 약 224억 달러다. 2027년에는 20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케이블TV 광고 매출이 200억 달러 미만이었던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었다.

스트리밍 시장 진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케이블TV 채널들은 뉴스 콘텐츠를 기존 OTT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뉴스 전문 구독형 OTT(폭스뉴스) △계열사 OTT 내 채널 형태 서비스(CNN 맥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NBC뉴스) 등으로 형태를 나눴다.

폭스뉴스는 뉴스 전문 OTT 진출의 선두주자다. 2018년 뉴스 전문 구독 서비스 ‘폭스네이션’을 만들었다. 월 5.99달러로 뉴스는 물론 오리지널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패키지 등을 시청할 수 있다. 보고서는 “간판 앵커들의 보수 지향적 해설을 곁들인 토론, 시사 쇼, 정치 관련 다큐멘터리 등 보수언론계 특화 콘텐츠가 특징”이라고 했다.

▲ CNN맥스.
▲ CNN맥스.

CNN은 지난해 3월 자체 OTT ‘CNN플러스’를 출시했지만 하루 평균 시청자 수가 1만 명도 안 되는 등 성과 부진으로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러다 지난 8월 ‘CNN맥스’로 스트리밍 재도전을 선언했다. 이전처럼 자체 OTT는 아니고 모회사 위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OTT인 ‘맥스’에 한 채널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미국 지상파 CBS도 CNN과 비슷하다. 모기업 파라마운트의 자체 OTT를 통해 뉴스 생방송·재방송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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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영 방송사 NBC의 경우 ‘NBC뉴스나우’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두고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의 자회사 NBC유니버설 뉴스그룹의 주요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다. NBC뉴스나우는 NBC TV 뉴스에서 활약하는 유명 앵커와 기자들을 스트리밍 뉴스에 합류시키고, 특집 현장 뉴스 프로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 메인뉴스 <나이틀리 뉴스> 진행자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한 특집 현장 뉴스 프로그램이 NBC뉴스나우와 TV 뉴스에 동시 방영됐다. 지상파 방송이 끝난 뒤엔 스트리밍을 통해 추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폈고, 지난해 12월 기준 월평균 시청률이 전년대비 55% 증가하는 등 성과가 나왔다.

특히 NBC는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라는 특징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콘텐츠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와 유사하다. 보고서는 “현재 175개국 이상에서 모바일 디바이스 및 앱을 통해 제공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이용 가능한 플랫폼 확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2022년 3월엔 영국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 UK(Sky UK) 및 통신기업 버진 미디어(Virgin Media)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기반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최초로 유럽 시장을 기점으로 한 글로벌 배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 NBC뉴스나우.
▲ NBC뉴스나우.

보고서는 “이미 NBC 뉴스, CNN 등 주요 뉴스 채널들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도 외부의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기본이고, 동영상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 소셜미디어 스냅챗(Snapchat) 등에 채널을 개설하고 각 SNS의 특징과 포맷에 맞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한다”며 “이 중 계열사 OTT 연계는 최근 들어 더욱 확장되고 있는 추세로, OTT 경쟁 심화로 인해 미디어 기업들의 그룹 자산 연계 활용을 통한 시너지 전략은 향후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아울러 “다른 콘텐츠 장르에 비해 뉴스는 꾸준한 시청이 담보되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뉴스 전문 채널들이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고, 새로운 뉴스 제공 형태를 실험하고 있는 것은 뉴스 콘텐츠 자체가 그만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CNN플러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브랜드 경쟁력만으로 뉴스 스트리밍 시장에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고유의 가치를 개발하고 이를 수익화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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