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 위기를 맞아 파업까지 벌였던 워싱턴포스트(WP) 기자들이 회사와 잠정 합의를 맺었다. 전반적인 임금 인상을 얻어냈지만 기존에 예고됐던 ‘바이아웃’(노동자에 일정 금액을 주고 해고를 가능토록 한 조항)을 통한 인력감축은 진행될 예정이다.

▲ 지난달 7일 나온 워싱턴포스트 파업 기사.
▲ 지난달 7일 나온 워싱턴포스트 파업 기사.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2일 노동조합과 협상을 시작한 지 18개월 만에 잠정 합의를 했다. 지난달 7일 750명 이상의 WP 직원들은 노사 협상에 사측이 불성실하게 임했다며 24시간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번 합의로 전반적인 임금 상승이 이뤄졌다. CNN에 따르면 모든 WP 노조 소속 직원은 2024년 첫 급여에서 주당 30달러 인상분을 즉시 받게 된다. 이후 오는 4월1일 2.5% 인상과 2025년과 2026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추가 2% 인상을 얻어냈다. WP 노조엔 직원 전체 75%가 가입하고 있다.

노사 의견차가 있었던 ‘바이아웃’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WP는 지난해 10월 자발적 희망퇴직 방식으로 전직원 10%에 해당하는 24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퇴직자가 목표치에 달하지 못하자 지난달 중순까지 ‘바이아웃’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고 당시 패티 스톤사이퍼 CEO가 선언했다. 워싱턴 지역잡지 ‘워싱터니안’(Washingtonian)에 따르면, 결국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해고 통보 전 퇴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의 ‘바이아웃’을 받아들인 직원은 500달러의 보상을 받는다.

▲ 워싱턴포스트 사옥. 사진=flickr
▲ 워싱턴포스트 사옥. 사진=flickr

WP는 업계 침체를 예측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억 달러 적자가 예상돼 지난해 1월에도 20명 해고를 포함해 직원 50명을 감축했고 사업 축소 일환으로 온라인게임과 어린이 섹션도 없앴다. 디지털 전환에 안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유료구독자 수도 2020년 대선 때 300만 명에서 지난해 7월 기준 250만 명으로 줄었다. WP, CNN 등 ‘고품격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유력언론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자 현지에선 좋은 저널리즘과 수익성은 양립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지난달 WP CEO로 새로 임명된 윌리엄 루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 CEO가 어려움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P는 지난달 22일 노사 잠정 합의안이 도출되자 성명을 내고 “직원과 비즈니스의 요구를 충족하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항상 우리의 목표였다”며 “우리는 이번 계약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노조도 2022년 12월 1100여명이 24시간 파업에 동참했다. 역시 임금 인상, 재택근무 등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지난해 5월 노사가 2년 협상 끝에 합의를 이뤄냈다. 당시 보도된 합의안에 따르면 연간 10만 달러 이하를 버는 노동자는 즉각 12.5%의 임금 인상률이 적용되며 연간 16만 달러 이상 버는 노동자는 임금이 10.6% 인상됐다. 연 최저 급여도 약 3만7500달러에서 6만5000달러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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