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두고 “최근에는 정치학자들이 그것을 바로 신종 테러라고 부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1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예결위에서 조수진 의원은 이동관 위원장에게 “취임한 지 석 달이 안 되셨는데 직무수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것 없으시죠?”라고 물었다.

이동관 위원장은 “거듭 말씀드렸지만,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조수진 의원은 “방통위원장은 가짜뉴스 심의를 강화한다고 말씀해 왔다. 이거 방통위원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동관 위원장은 “저도 의아한 것 중 하나가 제가 만약 가짜뉴스를 단속하지 않겠다 또 심지어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그런 가짜뉴스를 방치했다면 저는 탄핵을 당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단속하겠다는 걸 탄핵하는 거는 무슨 영문인지 곡절인지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조수진 의원은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희대의 가짜뉴스를 통한 선거 공작이 잇따라 시도됐고 확인됐다는 점 때문에 가짜뉴스의 폐해가 국민들께 알려졌다는 것”이라며 “이건 민주주의가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있어서도 안 될 문제고 이런 가짜뉴스를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굴복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이미 EU, 영국, 심지어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도 이 같은 가짜뉴스들을 법제화해서 규제하기 위한 입법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동관 위원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탄핵 사태에 대해서 한 말씀을 보탠다면, 이건 사실 대통령 중심제를 설계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일 걱정했던 것이 바로 뭐냐 하면 다수의 폭정”이라며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서 민주주의 제도를 부인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은 사실 최근에는 정치학자들이 그것을 바로 신종 테러라고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의 테러가 폭력을 동원한 것이라면 이것이 바로 이른바 트럼피즘, 트럼프를 둘러싼 미국 정치에서도 상당 부분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조수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방송3법도 기어이 통과시켰다. 방송법은 대통령이 공영방송 이사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이 법을 외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방송 중립은 결과적으로 자기들 편드는 방송은 그대로 두고 조장하겠다. 이런 거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이동관 위원장은 “하여튼 뭐 그때그때 다른 원칙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상엔 더 생생한 조수진 의원과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 관련 질의응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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