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광고물인 옥외광고(OOH)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옥외광고에 카메라를 설치해 미세먼지·유동인구 등 정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는 공공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택시 옥외광고 회사 모토브의 고문석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지난 25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옥외광고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사례를 소개했다. 옥외광고는 건물 외벽, 옥상 간판 등을 통한 광고를 말한다.

▲모토브의 택시 옥외광고. 사진=모토브 홈페이지 갈무리.
▲모토브의 택시 옥외광고. 사진=모토브 홈페이지 갈무리.

고문석 CMO는 데이터가 옥외광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고 CMO는 “디지털 옥외광고 변화 속도는 빠르고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데이터는 부정확한 실정”이라며 “옥외광고의 시장 규모가 성장하지 않는 건 데이터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존 옥외광고 업계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기지국 이용자 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효과를 책정한다. 이용자 수가 많은 지역에 있는 옥외광고가 노출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옥외광고를 얼마나 보는지는 책정하기 어렵다.

고문석 CMO는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도 사람들이 광고를 봤는지는 아무도 검증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옥외광고 위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람들을 읽어내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광고 앞에 있는 사람들의 동선, 시야각을 분석하고 연령대와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브는 택시 상단에 부착된 옥외광고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모토브는 옥외광고 위에 카메라를 부착해 유동 인구·미세먼지·거리 조도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고문석 CMO에 따르면 일주일 만에 서울 전체 도로 중 96%를 확인할 수 있다. 고 CMO는 이 정보를 토대로 도시 관제 시스템을 만들어 정부에 제공하려 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비용이 막대하며, 데이터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고문석 CMO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옥외광고 전략은 크기·유동인구 등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 옥외광고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면서도 “비용 문제가 크다. 옥외광고 매체마다 장치를 부착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투자가 필요한 대목이다. 

모토브는 자사 데이터를 공공데이터로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고 CMO는 “택시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미아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공데이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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