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프랑스 텔레비전, 독일 ZDF 등 세계 주요 공영방송사들이 22일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결국 한국 공영방송사의 재정·운영 가능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8대 공영방송사 사장들의 협의체인 GTF(Global Task Force for public media)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시행령이 개정된다면 “KBS는 재정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고, 공적 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한국인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공영방송의 근간이 위태로워질 것”라고 전망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진=KBS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진=KBS

GTF 의장을 맡고 있는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캐서린 테이트(Catherine Tait) 사장은 “공영방송 성공은 공영방송 조직과 편집의 독립성을 지원하고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공적 재원에 달렸다”며 “우리는 한국적 맥락에서 공적 책임이 지속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KBS의 재정적 안정성과 운영이 보장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BBC를 포함한 주요 공영방송사 사장들은 “허위 정보와 여론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시기 많은 공영방송이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민주주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인 공영방송을 약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선욱 KBS 전략기획실장은 “일부 국내 정치인과 언론이 곧 수신료가 폐지될 것처럼 언급한 BBC나 프랑스 텔레비전 사장이 오히려 KBS 수신료를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이례적인 속전속결로 대통령령을 처리하게 되면 약 2000만에 달하는 수신료 납부 가구 등에 적잖은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세계 8대 공영방송사 사장들의 협의체인 GTF는 2020년 결성됐다. 한국 KBS, 영국 BBC, 프랑스 France Television, 독일 ZDF, 호주 ABC, 캐나다 CBC/Radio-Canada, 스웨덴 SVT, 뉴질랜드 RNZ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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