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며 동시에 아들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동관 특보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언론에 보도된 아들의 학폭 문제가 일방적 가해 상황이 아니었으며 당사자 간 화해가 이뤄졌다고 했다. 또 2019년 MBC ‘스트레이트’가 방송한 ‘하나고 의혹’에 일체 대응하지 않은 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8일 오후 이동관 특보는 <‘학폭 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고 “먼저 사실관계를 떠나 제 자식의 고교 재학 중 학폭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직 후보자로 지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응하는 것이 인사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간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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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연합뉴스.

이동관 특보는 “그러나 최근 야당 대표까지 나서 무차별한 ‘카더라’식 폭로를 지속하고 이것이 왜곡 과장돼 언론과 SNS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상황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특보는 이어 “저와 제 가족은 차치하더라도 무엇보다 사회의 일원으로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관련 학생들에게 정신적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입장문을 발표하오니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 주시길 당부한다. 언론인 여러분들께도 사실관계에 입각한 균형 잡힌 보도를 부탁한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1년 1학년 재학 당시 이 특보의 자녀 A씨가 피해 학생 B씨에게 ‘왜 피해 다니냐며 친구의 머리를 책상에 300번 부딪히게 한 일’ ‘깎은 손톱을 침대에 뿌린 일’ ‘기숙사 복도에서 친구와 싸움하라고 시킨 일’ 등의 학교폭력이 있었다.

이 특보 측은 “사건 발생 당시인 2011년 1학년 재학 당시 자녀 A와 학생 B는 상호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으며 인터넷 등에 떠도는 학폭 행태는 사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다. 1학년 당시 당사자 간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 특보는 이어 “학생 B는 주변 친구들과 언론 취재기자에게 ‘사실관계가 과장됐고, 당시에도 학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른바 ‘진술서’ 등을 토대로 심각한 학교 폭력이라고 유포된 내용은 근거가 희박해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오히려 B는 자녀 A에 대한 처벌과 전학 조치를 하지 말 것을 담임교사와 교장에 호소한 사실이 있다. 조계성 당시 하나고 담임교사도 2015년 9월10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이 특보는 “자녀 A와 학생 B가 고교 졸업 후에도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사이다. 학폭 피해자였다면 있을 수 없고,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주장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처벌 조치 없이 전학으로 사태를 봉합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특보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학은 9단계 징계 중 8단계로 가장 무거운 ‘퇴학’ 처분보다 한 단계 낮은 중징계에 해당한다”며 “자사고 재학생이 일반고로 전학가게 될 경우 학교의 커리큘럼이 완전히 달라 대학입시에 상당히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커 A의 학부모는 1학기 이후 후 전학 조치를 요청했으나 학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학부모는 이의제기 없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특보가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과 통화하면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이 특보는 “김 이사장과 당시 전화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어찌 된 일인지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무엇을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이사장으로부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김 이사장으로부터 ‘교장을 통해 상황을 알아보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이후 추가로 어떤 통화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이어 “당시 이 특보가 하나고 관계자 중 면식이 있었던 인사는 기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김 이사장이 유일했다”며 “당시(2012년) 이 특보는 2011년 말 공직을 이미 떠난 민간인 신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2019년 12월2일 MBC ‘스트레이트’는 ‘하나고 의혹’을 방송하면서 이 특보 아들의 학폭 문제를 다뤘다. 이 특보는 해당 방송에 대해 “본인의 징계를 피하고자 학교 비리 의혹을 제기한 교사 전아무개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한 대표적인 악의적 프레임의 가짜뉴스”라고 깎아내렸다. 

이 특보는 “2015년에 의혹 제기된 사건을 사건 발생 8년 후에야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진위에 대한 공방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을 것을 우려해 어떤 대응도 삼갔다”고 밝혔다.

이 특보는 이어 “B는 MBC 보도가 ‘무리한 학폭 프레임’으로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연락한 점에 분노를 느끼고 당시 취재기자에게 ‘사건 당시나 지금이나 학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접 항의 전화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의 입장에 MBC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에 “이 특보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향후 이 특보가 정식으로 방통위원장에 지명되면 다른 공직자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검증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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