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MBC사옥. ⓒ미디어오늘
▲상암동 MBC사옥. ⓒ미디어오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자신의 아들 관련 학폭 의혹을 제기했던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가리켜 “악의적 프레임의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방송의 자정능력 제고가 시급한 것을 절감하는 계기였다”는 공식입장을 내자 MBC가 공식입장을 내고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행사할 ‘사적 보복’을 예고하는 선전포고”라며 이 특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동관 특보는 8일 ‘학폭 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고 “2019년 12월2일 MBC <스트레이트-하나고 의혹> 방송은 본인의 징계를 피하고자 학교 비리 의혹을 제기한 교사 전○○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한 대표적인 악의적 프레임의 가짜뉴스”라고 비난했다. 이 특보는 당시 방송을 가리켜 “2015년 의혹 제기된 사건을 사건 발생 8년 후에야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며 ‘MBC 보도에 일체 대응하지 않은 것은 학폭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동관 특보는 “(피해) 학생은 MBC 보도가 ‘무리한 학폭 프레임’으로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연락한 점에 분노를 느끼고 당시 취재기자에게 ‘사건 당시나 지금이나 학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접 항의 전화를 한 사실도 있었다”고 했으며 “이미 성공적인 삶을 일구고 있는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 비록 억울한 심정이었지만 어떤 대응도 삼갔으며 이런 원칙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이른바 ‘진술서’를 어떤 동의 과정도 없이 공영방송에서 보도한 무책임한 행태를 개탄하며 방송의 자정능력 제고가 시급한 것을 절감하는 계기였다”며 MBC를 겨냥했다.

MBC는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자신의 아들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돌연 입장문을 냈다. 2019년 12월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까지 끄집어낸 이 특보의 주장은 충격적”이라며 “당시 <스트레이트>는 하나고 이사장을 포함한 다수의 학교 관계자, 그리고 피해자에게까지 철저히 사실을 확인한 끝에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보도했다. <스트레이트>는 소위 가해자 아버지의 반론까지 충실하게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MBC는 “당시 익명으로 거론된 당사자가 방송 후 3년 6개월이 지나서 돌연 스트레이트 보도를 ‘악의적 프레임의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이유는 자명해 보인다”며 “본인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가능성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우려를 표시하는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악의적인 선제 대응’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MBC는 “이 특보 입장문은 역설적으로 자녀가 자행한 학교폭력, 더욱이 피해자만 최소 2~3명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해 재단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부탁’을 할 수 있는 부모가 우리 사회에 몇 명이나 될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공영방송에서 보도한 무책임한 행태’, ‘방송의 자정능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는 대목을 두고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 장악’에 앞장선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 향후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행사할 ‘사적 보복’을 예고하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MBC는 “공영방송의 숙명이고 사명인 장관급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을 앞으로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향후 방통위원장 지명 시 적극적 검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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