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로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사 기자가 연루된 사건에 머니투데이 매체가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핵심 인물들이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역임해온 것과, 머니투데이가 이들을 머니투데이 전 기자로 표기하지 않고 ‘화천대유 대주주’ 등으로만 표기하는 것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8일 성명을 통해 머니투데이가 ‘대장동 의혹’ 연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여 민언련은 3년 전 사내 성추행 사건도 함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민언련은 “언론사 머니투데이의 무책임과 일탈은 어디까지인가”라며 3년 전 사내 성추행 사건과 대형비리 사건 핵심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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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돼 부랴부랴 사표를 낸 언론인은 지금까지 머니투데이 김만배, 배성준 기자와 MBC 정시내 기자 3명”이라며 “토건-법조-정관계 카르텔의 연결고리이자 부동산개발 컨소시엄 자산관리회사 대주주로 수천 억대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김만배, 배성준 기자는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차례로 맡아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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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가 지난 9월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가 지난 9월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 연합뉴스

이어 “30년 가까이 기자로 활동하며 줄곧 법조계를 출입한 김만배 씨는 머니투데이 선임기자 겸 부국장 대우였다”며 “2019년 YTN에서 머니투데이로 자리를 옮긴 배준성 씨는 김 씨를 이은 법조팀장으로 자산관리회사 대주주, 이사 등으로 ‘투잡’을 뛰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언론인이 영리를 위한 다른 직무를 겸업하거나 주주 지위에 있던 것으로, 분명한 언론윤리 위반이자 이해충돌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법조 출입기자를 포함한 전·현직 언론인들의 부정부패 연루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의 송승호 전 월간조선 기자·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엄성섭 TV조선 앵커 등에 이어 이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까지 그 중심엔 취재를 매개로 한 언론인과 법조인의 부적절한 유착이 있었다는 것이다.

민언련은 “이번에도 해당 언론인들이 몸담았던 언론사는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다”라며 “머니투데이는 논란이 불거진 두 사람이 사표를 제출하자 별도 조치 없이 바로 수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또 다른 몸통’으로 불리는 핵심 당사자 김만배 씨에 대해선 소속 기자였다는 사실도 설명하지 않고, 전직 기자 표기도 하지 않은 채 익명의 ‘김 씨’ 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 보도하며 자사 연루 사실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라며 “언론의 ‘내로남불’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무책임을 넘어 비겁한 행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CI.
▲머니투데이 CI.

민언련은 “머니투데이는 이제라도 자사 언론인들이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된 사실부터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해당 언론인들이 현직기자 시절 취재 과정에서 공적으로 얻은 정보와 네트워크를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했는지 조사하고, 편집국을 포함한 조직이 그들의 행적을 어디까지 인지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에 따르면 “윤리적 언론은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고 언론의 힘을 사적으로 남용하지 않으며 이해상충을 경계하고 예방한다”,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금전적 또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언련은 “기자 사회와 언론계의 깊은 자성도 요구된다”며 “수많은 언론윤리강령, 보도준칙, 실천선언이 있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언론이 먼저 성찰하지 않고, 개선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언론 불신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인들이 권력형 카르텔 구축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고, 왜 이런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지 언론 스스로 그 원인을 추적하는 취재부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송기용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은 지난9월2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인 만큼 섣부르게 추측하거나 더 취재해 기사를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김만배씨가) 우리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신 분이라고 해서 취재를 아예 안 할 수는 없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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