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만배씨가 법조계 거물을 화천대유 고문으로 앉힌 것을 “좋아하는 형님들”이라고 언급하자 민주당은 권언유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퇴직금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참담한 노릇이라면서도 민주당에는 선택적 분노에만 그치지 말고, 이 판을 키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출두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불법 로비 없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3000만원, 성과급 5억원, 위로금 44억7000만원까지 총 50억원을 준 화천대유 회계 감사보고서에는 이 같은 지출사실이 누락됐다”며 “회계 누락은 부정이고 성과 계약도 없이 멋대로 지급하면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산재 신청도 없이 50억원 중 44억원을 산재위로금으로 받았다면 국민기만이라며 뻔한 거짓에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 내부자들에게 후원금을 총 2500만원 받은 것에 윤 원내대표는 “아들 건을 매개로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것이면 이 역시 뇌물죄에 추가된다”며 “이게 불법 아니고 로비 아니면 대체 무엇이 불법이고 로비냐. 회계 처리에서 검은 돈의 실체와 후원금의 대가성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김만배씨가 화천대유에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호화법률 고문단을 앉힌 것과 관련해 ‘좋아하는 형님들’이라고 언급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이런 낭만적인 표현으로 못 넘긴다”며 “아무리 법조 기자라도 판검사 출신의 유력 인사들이었고 국민 눈에 이런 걸 권언유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쩐의 결탁’, ‘투전판’을 만들었다”며 “‘화천대유’ ‘천화동인’ 모두 주역에 나오는 말로 주역의 기본 정신은 과하면 쇠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팔수록 야당 인사만 나오고 야당인사와 핵심 세력의 비리만 드러난다”며 “국민의힘이 이런 비리 사실을 알고도 우리 당에 게이트라면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데 대한 대가는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윤호중(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선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논란을 두고 “참담하고 무거운 심정”이라며 “지위 권력 이용해 부당한 이득 취한 사실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국민의힘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여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특검을 통해서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의 모든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특검에 반대하는 것에 관해 “이 역대급 일확천금 설계의 몸통인 이재명에게 면죄부 주겠다는 시커먼 속내”라며 “감출 게 많긴 많은 가보다”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화천대유 일개 직원 50억원을 수령할 정도로 아수라판을 키운 장본인은 이재명”이라며 “민간 이익 6% 제한 규정이 있는데 대장동엔 적용이 안된 이유를 특검에서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은 내 집 한 채 갖기 힘든 문재인 정부에서 천문학적 금액을 특정 개인이 독차지한 것이 이재명과 무슨 관계인지 자금 추적 등 철저 수사로 밝혀야 한다”며 “이런 주장에 민주당이 거부하고 회피하면서 선택적 분노로 일관하는데 이유가 뭐냐. 민주당이 공범이라 그러느냐”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그는 경찰이 화천대유 계좌 현금 수십억 인출을 통보받고서도 5개월간 조사를 뭉겠다는 점을 들어 “최근 논란이 되자 이성문 김만배를 조사했는데, 그것도 참고인 신분 조사라는데 이건 여론회피용 면피소환조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끌지 말고 특검을 임명해서 모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마땅하다”며 “민주당이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에 온갖 꼼수 동원해서 내로남불하면 국민들이 결코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상도 의원의 처리 문제와 관련, 국회 차원의 의원직 제명 목소리를 두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그 점에 대해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초선 의원들이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김 원내대표는 “그런 의견도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곽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 관련 아무 조치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김 원내대표는 “전혀 없다. 특검 수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가 곽상도 의원의 거취 문제를 당이 굉장히 엄격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김 원내대표는 “오늘 이준석 대표하고 의논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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