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영진이 이른바 ‘무늬만 프리랜서’ 관행을 개선해 프리랜서의 ‘업무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KBS 현장 프리랜서들은 사측의 업무‧지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사들은 KBS가 합리적 원칙 없이 불안정거나 차별적인 고용 관행을 이어가는 데에 우려를 표했다.KBS 이사회는 지난 29일 정기이사회에서 KBS의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 안건을 다뤘다. KBS 보고에 따르면 KBS 인력 구성은 정규직 67.5%, 비정규직 15% 프리랜서 17.5%로 나뉜다. KBS는 비정규직을 한시계약직
연합뉴스가 문재인 정부 당시 공직 유관기관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지 않은 데에 해당 직무들이 ‘단순·반복·기능직’이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직종’은 정규직 전환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연합뉴스에 요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합뉴스 측은 지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환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측은 그 사유를 묻는 요청자료에 내부 검토 결과 “정규직으로 전환할 직무가 없었다”고 답했다.연합뉴스는 자사 비정
KBS가 자사 뉴스진행, 편집, CG, 중계, 오디오녹음 등 방송제작·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 230여명을 불법파견 형식으로 사용해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KBS가 이들을 직접고용하고, 차별 받은 임금 차액 24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홍기찬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전·현직 KBS미디어텍 노동자 240여명이 KBS와 KBS미디어텍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KBS에 ‘원고 노동자들에 지난 10년 간 공사 직원보다 적게 받은 임금 차액 240억여원을 지급하고, 미디어텍 소속 인원 50여명엔
지상파 방송사들이 파견·기간제 비정규직 계약서에 원청 방송사의 ‘갑질’ 조항을 여러 건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손해가 발생할 때 책임을 전적으로 파견업체와 노동자에 지웠고,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건강상 이유로 한 계약해지를 정당화하는 조항도 있었다. 이 가운데 파견·기간제 노동자 다수가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한다고 밝혀 불법파견 여지 또는 비정규직 남용에도 지적이 제기된다.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보고서를 보면, 유니온센터는 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한국 사회의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한 보도들을 ‘제24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특별상은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에게 돌아갔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7일 7편의 언론상 수상작을 공개했다. 수상작은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서울신문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 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CBS 씨리얼 ‘용돈 없는 청소년’ △경향신문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 △한겨레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한국일보 ‘중간착취의 지옥’
2020년 2월4일 CJB청주방송 이재학PD가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13년간 청주방송 프리랜서로 일하다 동료의 열악한 임금에 문제 제기한 뒤 해고당했다. 그의 죽음으로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후 2년, 방송사 노동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공동주최한 ‘이재학PD 2주기 추모 토론회’에서 김유경 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중앙노동위원회, MBC 부당해고 방송작가 2인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 최
TJB대전방송에서 파견으로 4년 일하다 기간제로 전환된 뒤 계약이 일방 해지된 MD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사실상 인정받았다. 방송사 MD가 부당해고 다툼으로 대법원에 가 승소한 첫 사례이자, 대법원이 파견노동자 직접고용 의무를 진 사업주에 대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명시한 첫 판결이다.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대전방송 MD(master director) 최아무개씨가 방송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
대구MBC 재무팀 사무직으로 상근하는 한 프리랜서 직원이 노동자성 인정을 두고 회사와 소송 중이다.대구MBC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구MBC는 사내 한 프리랜서 종사자 A씨와 2019년부터 대구지법에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으로 다투고 있다. A씨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 여부와 그에 따른 임금 차액 규모 등이 재판의 쟁점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중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A씨는 2008년 대구MBC에서 파견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해 2010년경 프리랜서로 고용 형태를 바꿔 지금까지 14년간 근속했다. 프리랜서로는 12년째다. 재무팀 소
“방송 비정규직들의 연대체?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미국엔 IASTE가 있지 않느냐.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종사자들이 하나의 노조로 모이는 큰 그림을 그린다. 문화·예술계 ‘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우산도, 꼭 필요하다.”영화·방송·미디어계 노조 활동가들이 비정규직 노동 운동을 두고 한목소리를 낸 과제가 있다. 다양한 분야·직군 종사자들을 공동의 목적 아래 하나로 아우르는 ‘우산’ 만들기다. 통합 노조든, 느슨한 연대 기구든 형식은 필요에 따라 다를 테지만, 소외된 자들이 서로 연대해야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문제의식은 같다.I
“한 방송사에서 10년 일했다. 퇴사 전 6년 동안 같은 일을 했다. 정규직이었던 적은 없다. 4년은 파견노동자, 이후 2년은 기간제였다. 이런 사람이 2년 기간제 기간 만료를 눈앞에 뒀다. 정규직 전환(계약 갱신)을 기대하는게 상식에 맞나, 반대가 맞나. 법원은 반대란다.”10년 몸 담은 회사에서 갑자기 내쳐졌을 때 박기정(43·가명)씨는 39살이었다. 결혼을 한 후였고 당장 다른 일을 시작할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그의 일은 방송사에만 특화된 업무였다.그는 ‘MD’였다. 방송사 주조정실에서 방송 송출을 관리하는 인력이다. 시간표
MBC 뉴스 영상을 촬영하는 VJ(video journalist)가 ‘위장도급’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방송사 내부에서 나왔다. 형식상 용역업체 직원이지만, 이들이 직접 MBC의 업무 지시를 받는 데다 업체도 인력파견회사와 다를 바 없어 직접고용 대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MBC 보도국 관계자는 “영상취재 인력 중 하나인 VJ가 위장도급으로 노동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몇 년 전부터 계속 나왔다”며 “당사자뿐 아니라 동료 카메라·취재기자 등도 이를 알고 있고 문제의식도 가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고
청주방송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용역업체로부터 계약이 일방 종료돼 부당해고를 다퉈온 전직 MD(Master Director·방송운행책임자)가 1심에서 승소했다. 관행적으로 외주화되거나 파견직이 남용된 MD가 파견법상 파견이 금지된 업무임을 확인한 첫 판결로 의미가 적지 않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김광섭)는 지난 15일 전직 청주방송 MD 정아무개씨(39)가 청주방송을 상대로 낸 고용 의사 표시 소송에서 “청주방송은 정씨에게 고용 의사 표시를 하라”며 정씨의 청주방송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계약 종료 후 미지급된 임금, 퇴
중앙노동위원회가 전 MBC 보도국 작가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판정하는 19일, 당사자 작가와 이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상식과 실질에 부합하는 판정을 해달라“고 중노위에 촉구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19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노위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반노동적 판결을 뒤집고 방송작가의 근로 실질을 제대로 따져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명확히 하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문화예술노동연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언론노조 MB
방송과 영화, 출판, 공연, 음악, 게임, 웹툰, 타투 등 문화예술 노동자들이 노동자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요구안을 9일 발표했다. 이들의 요구는 그간 특수고용과 플랫폼, 프리랜서 계약으로 분류돼온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노조할 권리와 적정임금, 안전한 노동환경 등을 보장할 의무를 정부와 사용자에 묻는 내용으로 모였다. 문화예술노동연대는 9일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1년 문화예술노동자 요구안’을 발표했다. 단체는 “예술인의 가난과 고통은 예술인의 숙명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 노동자로서 마땅
언론계 무기계약직들이 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동일가치 노동-동일임금’을 주장한 대전MBC 무기계약직들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고 최근엔 YTN 무기계약직이 차별 임금 소송에 나섰다. 언론계가 기자·PD 등 직종만 ‘핵심 노동’으로 보고 다른 직종은 비정규직을 남용한 고용 구조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YTN을 중심으로 3편에 걸쳐 언론계 무기계약직 차별 문제를 조명한다.지난해 11월 YTN 계약직 직원이 내부 차별 구조를 법적으로 문제 제기해 이긴 사례가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박연수씨(가
“‘을’은 본 계약이 근로계약과 무관하고, 따라서 4대 보험, 휴가, 휴일, 퇴직금, 업무상 재해 등 노동 관련법 상 일체 권한이 없는 것을 인식하며, 이와 관련해 ‘갑’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강진수(29·가명)씨는 3년 간 계약서를 보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YTN과 쓴 ‘업무 도급 계약서’ 11조의 ‘계약의 본질’ 조항이었다. 강씨는 계약서상 프리랜서였지만 실제론 자신이 프리랜서가 아님을 알았다. “매일 9시 출근해 18시 퇴근, YTN 사무실에서 YTN 집기를 쓰며 지시대로 일했는데 프리랜서인가
지난해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진상조사에 참여한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청주방송의 ‘21개 과제’ 이행에 낮은 평가를 내렸다. 정량 평가를 하면 70% 넘게 권고안을 이행했으나 실질을 보면 핵심 조항을 위반하거나 권고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청주방송은 2023년 1월까지 총 5번 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이행 상황을 통보한다. 통보는 지난 1월까지 3차례 진행됐다. 진상조사위는 청주방송에 총 5개 분야 21개 과제 이행을 권고했다. 진상조사위 간사를 맡았던 윤 변호사는 지난해 3
YTN 노사가 지난해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사내 구성원 간 처우 격차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YTN과 언론노조 YTN지부(교섭대표노조)는 22일 오전 2020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기본급을 2.5% 인상하고 2020년 당기순이익 3분의 2의 30%를 2월 중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키로 했다. 10년 근속한 직원에게 부여되는 장기근속 휴가비 50만원도 신설했다. 노사는 사내 직분 간 처우 차별과 격차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도 구성한다. 오는 3월까지 협의체를 구성하고 상반기 내 대안을 도출하는 게 목표
미디어가 파견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며 ‘불법파견’을 주로 다뤄온 데 비해, 간접고용을 용인하는 ‘파견법’이 그 자체로 불안정 노동을 양산한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전국의 사무직 파견노동 실태를 최초로 조사한 결과 발표회가 25일 서울 정동 사무금융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렸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4.9통일평화재단이 행사를 주최했다. 이들은 210명의 사무직 파견노동자를 상대로 설문과 면접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무직은 상시 파견노동 직종 가운데 3분의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2년짜리 메뚜기’. 계약직이 최대 일할 수 있는 기간인 2년 터울로 방송사를 옮기는 방송 비정규직을 말한다. 대표 직군이 ‘뉴스 AD·PD’다. 뉴스 프로그램 제작·진행을 맡는데 ‘2년 메뚜기’가 대부분이다. 뉴스 프로그램은 오래 유지되고 업무도 변하지 않지만 2년 단위로 잘린 일자리가 즐비하다.10여년 차 뉴스 PD 최진명(가명)씨는 지금까지 방송사를 8번 옮겼다. 그중 5번이 계약직이고 3번은 프리랜서였다. 진행해 본 프로그램만 8개가 넘었다. PD를 꿈꿨던 그는 뉴스 AD로 발을 들여 지금까지 버텼다. 방송이 적성에 맞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