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만 있고, 정책은 없다. 여도 야도 서로를 ‘거악’으로 상정하고 심판하겠다고 난리다. 성평등 정책은 어느 선거에서건 논외로 취급됐기 때문에 놀랄 것도 없지만, 이토록 공약 얘기가 드문 선거전은 처음이다. 이쯤 하면 22대 총선은 ‘정책 선거’가 아니라 ‘심판 선거’로 불릴 만 하다.그러나 중요한 국면마다 젠더 이슈가 터져 나오며, 우리 사회에 성평등이 필요함을 이렇게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도 드물다 싶다. 2020년 총선에 비해서도 5% 가량 쪼그라든 지역구 후보의 여성 비율(14.2%)은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후퇴시켰다. 성범
YTN 최대주주가 유진그룹으로 바뀐 뒤 취임한 김백 사장이 취임 이틀 만에 과거 YTN 보도가 불공정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자 4일 일부 신문에서도 ‘용산을 향한 사과’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백 사장의 사과는 박민 KBS 사장이 취임 직후 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KBS가 불공정 편파 보도를 했다며 사과한 것과 유사하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지난해 11월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판박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무리한 의사 결정, 낙하산 사장 부임과 인사, 대국민 사과, 주요 프로그램 개편 등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가 2년 전 김활란 여사가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정 고위인사들에 성상납시켰다고 한 발언이 파문이다. 이화여대와 총동창회까지 법적 대응 방침과 함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결국 사과했지만 사과 당일까지 자신의 발언이 학문적 근거가 있다고 항변했다. 실제 그가 제시한 근거 논문을 보면 성상납을 시켰다는 증거기록이나 명백한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김준혁 후보는 학자시절인 지난 2022년 8월14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고 김활란 여사의 친일 행적을 강조하면서 돌연 “(김활란 여사가) 미군정 시기에
SBS가 근속한 지 만 5년이 된 사원급 직원에게 일정 기간의 휴식 기간을 제공하는 ‘주니어리프레시휴가’를 신설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2일 발간한 노보를 통해 이번 단체협약 개정 내용을 밝혔다. 노사는 단협 개정을 위해 지난 1월15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의 실무교섭 및 30여 차례의 비공식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협상의 목표를 노동시간 단축, 차별 해소에 뒀다.새로 도입된 주니어리프레시제도는 근속한 지 만 5년이 된 사원급 직원에게 최소 10일에서 최대 20일간의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3월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 TDOV)을 맞아 차기 국회가 혐오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국내 정치권 목소리가 나왔다.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31일 서면 브리핑에서 “‘트랜스젠더’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으나 우리 사회의 차별과 배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에서도 지난해 성확정 수술 등을 확인해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법원 판단에 대하여 ‘인격권 침해’라며 대법원장에게는 예규 변경을, 국회에는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으나 여전히 제
개신교계 독립언론 뉴스앤조이 새 대표로 지난 11일 뉴스앤조이 기자 출신 이용필이 취임했다. 2012년 7월 뉴스앤조이에 입사해 취재기자 8년, 편집국장 3년을 지냈고 지난해 전임 대표 강도현의 빈자리를 대신해 대표직무대행을 맡다가 올해 정식 대표가 됐다. 흔히 기자가 취재원들의 정보와 시간을 빌어와 먹고산다면 언론사 대표는 타인의 돈을 끌어와야 하는, 전혀 다른 업무 영역으로의 ‘전직(轉職)’이다. 뉴스앤조이는 성차별 관행, 특히 성소수자 혐오가 대세로 자리잡은 보수적인 교계에서 유일하게 성평등 목소리를 담는 언론이다. 한국 주류
KBS가 혁신과 변화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여성들을 지우고 있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운 고 송해 MC 후임으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던 김신영씨가 1년5개월 만에 하차 당한 사건은, 최근 KBS의 성평등·다양성 구현 의지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에 쐐기를 박았다. 공영방송 KBS가 여느 방송사보다도 시대변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KBS에선 박민 사장 취임 첫날인 지난해 11월13일부터 ‘윗선’에 의한 시사·보도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와 하차가 잇따랐다. 그중에서도 KBS ‘뉴스9
“박봉, 고용 불안 등 열악한 처우라도 그 일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나운서 후배들이 인간적 대우를 받길 바랄 뿐입니다.”출산한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들의 복귀를 거부하는 방송계 성차별 관행을 공론화한 김난영 전 연합뉴스TV 아나운서는 10일 통화와 서면 인터뷰에서 “방송사는 선례를 남기고 싶어하지 않고, 내부에선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채용 성차별 관행에 맞섰던 소회를 밝혔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2년 6월14일 연합뉴스TV가 프리랜서 아나운서에 대해 출산 뒤 복직 거부해온 관행이 평등권을 침해하는
UBC울산방송과 연합뉴스TV 등 여성 아나운서 부당해고와 경력단절 문제가 불거졌던 방송사들에서 남성 아나운서만을 정규직 채용하거나, 여성은 프리랜서나 계약직으로만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무늬만 프리랜서 관행과 채용 성차별을 시정하라는 판례를 거듭 내놓지만, 방송사들의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차별적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UBC울산방송 등 취재에 따르면, 울산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UBC에서 일하는 아나운서는 4명으로 이 중 정규직 2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2명 가운데 1명은 기간제 비정
“차별을 넘어 평등의 봄으로!” 3·8 세계 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른 요구를 하는 3500여 명이 성평등 사회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여성, 남성, 논바이너리(여성과 남성 중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이들)와 같은 성소수자, 노년과 중년, 청년 등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부수자”고 외쳤다.8일 낮 12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파업을 조직한 ‘2024 3·8 여성파업’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였다. 연차, 휴가, 조퇴를 통해
세계 여성의날 3월8일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온상이자 공범이라며 성평등 걸림돌에 X(옛 트위터), 성평등 디딤돌에 성소수자 차별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 맞서 변화를 이끌고자 한 이동환 목사 등을 선정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주인공은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고숙희씨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매년 여성의 날, 지난 한해 한국사회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 성평등에 걸림돌 역할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성평등 걸림돌’을 지정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X가
‘넥슨 집게손가락’ 사태 관련 국회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 성차별 문제를 지적했지만 고용노동부가 별 다른 점검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이 노동부에서 받은 답변을 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게임업계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41조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제한적 조치만 수행하고 있을뿐 성차별 관행에 대한 시정조치 계획은 없었다. 넥슨 집게손가락 사태는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특정한 손가락 모양을 남성 비하의도라며 창작자를 ‘남성혐오자’로 지목해 공격, 넥슨 측은 제작사인 하청업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김홍일)가 2020년 지상파방송사 재허가 조건이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을 삭제했다. 또 아나운서 성차별 이슈가 있었던 대전MBC에도 부가했던 “아나운서 채용 시 성별에 따른 채용 차별 방지 방안” 조건도 삭제했다.지난달 31일 오후 방통위는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3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KBS2TV, SBS, MBC UHD 등 34개 방송사(방송국 기준 141곳)의 유효기간은 지난달 31일 만료됐다. 이날 회의 결과, 방송사들은 재허가 또는 조건부 재허가를
현직 기자의 석사학위 논문에 뉴스통신사에 젠더 데스크가 필수적으로 신설돼야 한다는 젠더 담당 기자들의 의견이 담겼다. 대다수의 언론사가 계약을 맺은 통신사 기사를 재가공해 보도하는 구조에서 통신사 보도가 독자, 타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콘텐츠 채널 가 약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를 줄인 말로, 2017년 세 명의 기자가 합심하여 만든 팟캐스트다. 처음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는 기자들이 주말에 사비를 모아 만드는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기자들이 직접 녹음실을 빌리고 편집해 팟캐스트 채널에 게시하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구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면서 중앙일보의 사업부 중 하나로 편성되었다. 이후에는 유튜브와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해 유료 콘텐츠를 판매
지난해 연말 트랜스젠더 여성 풍자(분명 윤보미)의 ‘2023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 신인상 수상은 한국 방송가에서 성소수자 배제를 넘어선 전향적 변화라 환영 받았다. 풍자는 수상 소감을 통해 “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걱정하시는 아버지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고 있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는 성소수자들이 존재 자체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했다.24년 전 일간스포츠 아웃팅에 성정체성을 밝힌 홍석천씨는 MC로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
이동환 목사(수원 영광제일교회)는 2019년 8월 31일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6월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 내에서 기소됐다. 감리회 헌법에 해당하는 ‘교리와 장정’은 마약·도박 같은 중대한 법 위반과 더불어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범과(종교적인 범죄와 윤리·도덕적인 허물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로 규정한다.재판은 느리고 복잡하게 흘러갔다. ‘교리와 장정’에 따르면, 판결을 맡은 재판위원회는 2개월 내 판결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2심 판결까지 가는 데 걸린
한국 언론인들이 생각하는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요인’ 1위는 광고주였다. 언론인 62.4%는 언론자유를 가장 크게 제한하는 요인으로 광고주를 뽑았다. ‘정부·정치권’을 꼽은 응답자는 50.5%로, 2021년 조사 결과(32.4%)와 비교해 크게 올랐다.한국언론진흥재단은 30일 ‘2023 언론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인들에게 한국 언론에 대한 평가를 5점 척도(5점에 가까울수록 긍정적)로 물은 결과 △영향력 3.57점 △자유도 3.16점 △신뢰도 2.92점 △정확성 2.89점 △전문성 2.73점 △공정성 2.58점 순으로 나타
매년 11월25일은 UN이 공식 제정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이다. 여성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1981년 라틴 아메리카의 여성 협의회가 처음 제정한 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어나는 젠더 기반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추방하기 위해 이어져왔다. 내달 1일까지 이어지는 세계 여성 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국내에선 시민단체들이 여성 폭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여성가족부의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 삭감에 정치권·시민단체 반발 빗발쳐여성가족부는 지난 25일부터 “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어린 놈”, “건방진 놈”이라고 공격했다. 한동훈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는 맥락이었다. 이에 한동훈은 11일 송영길이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국민들을 가르치려 든다”며 입장문을 내 반박했다.내가 주목한 점은 한동훈이 본인의 입장문에서 송영길의 발언은 ‘혐오스피치’라고 규정한 점이었다. 혐오스피치, 더 정확한 말로 ‘혐오표현’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행위 또는 어떤 개인, 집단에 대해 그들이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멸시·모욕·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