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옛 트위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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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날인 3월8일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온상이자 공범이라며 성평등 걸림돌에 X(옛 트위터), 성평등 디딤돌에 성소수자 차별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 맞서 변화를 이끌고자 한 이동환 목사 등을 선정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주인공은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고숙희씨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매년 여성의 날, 지난 한해 한국사회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 성평등에 걸림돌 역할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성평등 걸림돌’을 지정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X가 전 국민을 경악케 한 ‘N번방 사건’ 이후 아동·청소년의 피해 예방과 피해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성착취 유인, 광고, 알선 계정과 게시물을 방치해 ‘아동 청소년 성착취의 온상이자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넥슨코리아는 자사가 운영하는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 한 장면에서 나타난 집게 손 모양을 두고 창작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뒤져 페미니스트로서 의사표현을 색출하고 이를 빌미삼아 넥슨을 상대로 벌인 집단행동에 동조했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성평등 걸림돌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정규헌 경남도의원, 전남경찰청 등을 선정했다.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기조에 맞춰 기획조정실 내 성인지정책 담당관실 폐지하고 여성청소년가족과로 통폐합했으며 성주류화 및 제도 강화를 위한 주요 업무를 삭제했다는 이유로 이장우 대전시장을, 충남 일대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내 성평등·성교육 도서를 폐기 및 열람 제한해야 한다는 일부 단체의 민원을 수용했다는 이유로 김태흠 충남지사를 선정했다. 

정규헌 경남도의원은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분들은 동성연애자들이다”, “젠더교육에 동성애를 찬양하고 있다” 등 공식석상에서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를 폄하하는 발언을 했고, 전남경찰청은 2022년 3월 마을 주민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고소한 발달장애여성에 “왜 저항하지 않았나”, “왜 신고하지 않았나” 등의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며 2차 피해를 입혔다.

오세훈 시장의 경우 인권 침해와 인종·국적 차별 야기, 돌봄 공공성 훼손, E-9 비자의 문제점 등 외국인가사돌봄노동자 도입을 둘러싼 많은 우려에도 시범사업을 추진해 가사노동 가치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국제사회 규범에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8일 신선종 대변인 명의로 “성평등의 걸림돌이라고 언급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제안은 일하는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육아로 인한 불가피한 경력단절을 막고 빠른 사회복귀를 도와주는 선제적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면서 “좌파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납득할 수 없고 일방적인 성평등 걸림돌 선정은 정치 공격”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 SOS비상벨과 안심경보기 지급, 전국 최초 스토킹 피해 원스톱지원센터 개관 등 서울시의 여성친화정책들을 소개하면서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여성친화정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와 이해도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 이동환 목사 ©박영록
▲ 이동환 목사 ©박영록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에는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감리교단에 맞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이동환 목사 등이 선정됐다. 이동환 목사는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지난 4일 감리교에서 출교됐다. 이 목사는 매년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교단 내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큐엔에이’를 만드는 등 차별 없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외에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로 ‘문단 내 성폭력’을 공론화하고 성폭력 ‘무고’ 프레이밍에 경종을 울린 김현진씨, ‘남성 직원만 달성 가능한 승진 심사 기준은 성차별’ 판례 만들어 낸 노동자 조수연·신은미씨 ‘‘피해자 없는’ 형사사법 절차를 공론화해 피해자 권리를 확장하는 형사소송법 입법예고를 이끌어 낸 김진주씨가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은 고숙희 활동가는 당사자 정체성으로 장애인권운동을 하는 무연고 뇌병변 장애여성이다. 부산지역 장애인권을 위한 단체에서 활동하다 지난 2021년 자신이 단체에서 겪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했다.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피해자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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