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정당으로 주목 받은 통합 개혁신당이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개혁신당이 합당 선언 일주일 만에 내홍을 겪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대표에게 △선거 정책·홍보 지휘권을 자신에게 줄 것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당직과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이낙연 대표가 발표할 것 △지도부 전원 지역구출마를 결의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이낙연 대표는 지도부 지역구 출마 외의 두 조건을 수용하지 않았다.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당직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조항은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의를 일으킨 인사는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를 말한다. 이준석 대표의 SNS 발언을 종합하면 배복주 전 부대표가 저지른 ‘물의’는 전장연 시위에 반대한 자신과 지지자들을 ‘장애인 혐오’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 입장에선 이질적인 정치세력과 합당 선언 이후 지지자들의 이탈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를 한 것이다. 반면 이낙연 대표 입장에선 이준석 대표가 이례적인 조건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데다 민주당 계열 의원들의 정치적 견해와도 충돌하는 지점이 있어 수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낙연 대표가 직접 발표할 것’이라는 대목은 이낙연 대표가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견해를 따라야 한다는 선언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배복주 전 부대표는 18일 입장을 내고 이준석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그는 “유튜브와 방송을 통해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 측 인사들이 제 실명을 거론하며 비토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지지층이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게 노골적인 배제를 해왔다”며 “여전히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낙인과 배제의 의지만 드러내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에 깊이 실망했다”고 했다. 

배복주 전 부대표는 개혁신당 인사들에 의해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배우자라는 사실만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밝히며 ‘정치적 연좌제’라고 반발했다.

이준석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배복주 전 부대표는 스스로 주체적인 정치인임을 강조하면서 전장연의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왔고 스스로도 전장연의 반성폭력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주요 직위를 역임했다”며 “함께하기 위해서 생각을 정정하거나 과거 발언에 대해서 책임지고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배복주 부대표”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함께 할 분들께서 당원과 지지자들께 소상히 설명하는 과정이 있길 바란다. 당원 자격심사도 그러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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