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정당들이 통합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조선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은 비교적 비판적 내용을 강하게 담은 사설을 썼다.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 세력이 지난 9일 개혁신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언론은 공통적으로 양당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의 등장에 주목하면서도 대안 가능성에 방점을 찍는 언론과 이질적 세력의 연합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언론으로 나뉘었다.

조선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에선 비교적 비판적인 입장이 강하게 드러났다. 이들 신문은 13일 각각 <급하게 뭉친 제3지대 신당, 제각각 정책으로 국민 설득되겠나>(조선일보), <개혁신당, 정치 양극화 넘을 ‘제도적 대안’부터 내보라>(문화일보), <개혁신당, 거대 양당 반대 말고 내세울 게 뭔가>(서울신문) 제목의 사설을 냈다. 

▲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는 “총선용으로 급조한 선거공학의 산물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총선용 급조 정당의 오명을 벗으려면 각종 현안에 대해 조율된 입장과 명확한 정강·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일보는 “단일 정당으로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며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사정까지 고려하면 ‘비례 연합정당’ 형태로 뭉쳤다가 총선 뒤에 흩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특히 서울신문의 비판 강도가 높았다. 서울신문은 “양당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들이 기존 정치권을 반대하기 위해 뭉쳤다는 것 말고 무슨 가치와 명분을 내세우고 있나”라며 “거대 양당에 실망한 중도층 민심이 몸집만 커진 개혁신당에 저절로 흡수될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이념성향과 지역기반 등이 제각각인 이들이 무슨 통합된 정책비전과 정치개혁의 가치를 내세울 수 있단 말인가. 국민에게 묻기 전에 개혁신당 스스로 자문할 일”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신문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한 개혁신당 창당 직후에도 비판적 입장을 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22일 <‘개혁신당’이 아니라 ‘이준석당’ 아닌가> 사설에서 “(빅텐트) 연대 움직임과 별개로 과연 이들이 내세운 ‘새로운 정치’가 구호를 넘어서는 외피를 갖출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당장 개혁신당이 ‘개혁’이라는 이름값을 할지부터가 비관적”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정책 공약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 13일 서울신문 사설(위)과 한국일보 사설
▲ 13일 서울신문 사설(위)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우려를 하면서도 양당제 구도를 깰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일보는 13일 <통합 개혁신당 출현… 양당 증오정치 경고음 현실화> 사설을 통해 당 내 화학적 결합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이념적 스펙트럼이 서로 다른 문제의 경우 ‘DJP연대’ 등 성공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과거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비교하더라도 잠재적 대권주자 보유 여부, 지역연고 등 조건이 완전히 취약한 것도 아니다”라며 “게다가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적대와 증오 정치의 해소를 절박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거대 양당 역시 자신들의 구태가 계속될수록 국민 마음이 신당으로 향한다는 점을 비상한 각오로 경계하기 바란다”며 개혁신당의 출현을 양당에 보내는 경고의 의미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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