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창업회장의 ‘올림픽 훈장 수훈’ 기사를 저녁 메인뉴스에 편성했다가 기자들 우려에 이를 막판 철회했다. 

SBS는 지난 30일 저녁 ‘8뉴스’ 스포츠뉴스 말미에 윤세영 태영그룹·SBS미디어그룹 창업회장의 올림픽 훈장 수여 뉴스를 편성했다. 이후 SBS 기자들이 기수별로 우려를 표하는 의견을 냈다.

▲30일 SBS ‘IOC,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윤세영 SBS 창업회장에 올림픽 훈장’ 보도. 현재는 삭제됐다.
▲30일 SBS ‘IOC,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윤세영 SBS 창업회장에 올림픽 훈장’ 보도. 

당시 SBS 보도본부 내부 게시판에는 윤 회장 수훈 관련 기사의 뉴스 편성을 두고 기사 가치가 없다거나 사유화 우려를 지적하는 의견이 게시됐다.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측은 데스크에 관련 입장을 물었다. 한국기자협회 SBS지회는 13개 기수별 우려 의견을 취합해 보도국장에게 전하고 답변을 요청했다. 기자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현장 피해가 발생한 민감한 상황에 창업 회장의 업적을 SBS가 보도하는 것의 적절성과 공정성을 주로 물었다.

이에 뉴스 시작을 앞두고 윤 회장 관련 보도가 큐시트에서 삭제됐다. SBS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해당 뉴스의 기사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지만 내부 우려를 고려해 철회했다는 의사를 전했다.

앞서 SBS는 온라인으로 <IOC,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윤세영 SBS 창업회장> 제목의 기사를 냈다. “올림픽 훈장은 올림픽 발전과 확산을 위해 헌신하고 공적을 쌓은 개인에게 주는 IOC 최고 훈격의 상”이라고 밝힌 뒤 윤 회장 소감과 과거 각종 체육 관련 훈장과 공로상을 받은 이력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언론노조 SBS본부 측은 31일 “기사의 가치 판단에 대한 이견이 접수됐고 이후 노동조합 공정방송실천위원회와 기자협회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기자들의 의견이 개진됐고, 보도국 차원에서 ‘8뉴스’에는 기사화 않기로 결정했다”며 “보도국 내부 민주 절차가 작동한 사안으로, 노조는 향후에도 건강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 SBS지회는 “보도국 내부의 건강한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한 내용”이라고 했다.

SBS 사측은 이와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 앞서 본지는 포털에서 SBS 기사 원문 링크 페이지가 삭제된 것으로 오인해, 기사가 삭제됐으며 영상 기사만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초 기사와 달리 SBS는 온라인 기사를 삭제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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