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이라며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졸업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을 신청했다. 앞서 태영은 지난해 1월 지주사 차입으로 4000억원, 본사 건물 담보로 1900억원을 조달한 뒤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 원을 빌려왔고 지난달에는 윤세영 회장이 90세의 나이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로 만기가 돌아온 보증채무 3956억 원을 포함해, 3조 원 이상의 PF 잔액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었다. 태영은 주요 자산을 매각 중인 가운데 SBS를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SBS 창업주인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명예회장.
▲ SBS 창업주인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명예회장.

윤 회장은 “지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보니, 새해 인사를 하면서도 착잡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 태영이 본의 아니게 뉴스의 중심에 서면서 여러분들은 물론 주변에서도 많이 걱정하고 물어도 봤을 것”이라며 “저를 비롯해 태영건설과 지주회사 임직원들이 지난해 12월 온 힘을 다해 부도와 법정관리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는 넘겼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금융 시장 탓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이어 “작년 영업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흑자 부도를 막기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야속하고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선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이 불명예스럽긴 하지만 이를 통해 태영건설이 위기를 극복해내면 결과적으로 이 제도는 큰 선물이 될 거다. 채권단은 물론 우리와 함께 하는 현장의 협력업체와 가족, 수분양자와 입주예정자 등 모든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졸업하도록 창업자인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SBS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 임직원 여러분, 비록 몸 담은 회사는 서로 다를 지라도 같은 그룹 식구로서 마음만이라도 태영건설을 응원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국민들에게도) 국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면서 ‘PF 보증’이 우발채무로 인식돼 뜻하지 않게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고는 하지만 태영건설 규모에 걸맞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불민함 탓에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된데 대해 태영그룹, 태영건설 창업자로서 송구하다. 저부터 책임을 통감하고 최선을 다해 워크아웃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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