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위기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SBS미디어넷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SBS미디어넷과 SBS 경영이나 보도에 대한 독립성이 훼손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9년 아들 윤석민 회장에게 그룹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세영 회장은 지난 4일 태영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태영그룹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윤 회장은 향후 지주회사 TY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그룹 경영을 총괄할 계획이다. 

▲ SBS 창업주인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명예회장.
▲ SBS 창업주인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명예회장.

SBS미디어넷의 지분을 91.7%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TY홀딩스는 지난달 30일 특수목적법인 월드미디어제일차로부터 SBS미디어넷의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 원을 차입했다.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 전체 발행 주식의 70%, DMC미디어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내놨다. DMC미디어는 SBS미디어넷이 지난해 5월 인수해 올해 8월 TY홀딩스로 분할합병시킨 광고 매체 판매기업이다. 

태영그룹이 계열사 중 방송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 받은 사례는 이번 경우가 처음이다. 대출의 만기는 내년 11월30일까지 약 1년이다. 

SBS미디어넷 내부에선 당장 방송사의 자금이 건설사로 넘어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는 지난 4일 성명에서 “SBS미디어넷의 입장에선 일방적 손해일 수 있는 일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이 진행되는 건 TY홀딩스가 실질적인 100%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라며 “그 목적이 SBS미디어그룹의 방송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태영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는 “특수목적법인이 70% 주식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1년 뒤에 TY홀딩스가 차입한 자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SBS미디어넷과 소속 구성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TY홀딩스에 △SBS미디어넷을 포함한 SBS미디어그룹의 구성원들에게 차입 조건, 목적, 자금 반환 계획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 △방통위의 대주주 변경 승인 조건인 소유와 경영 분리 이행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SBS미디어넷 경영진에게는 SBS미디어넷의 구성원들에게 760억 원 주식담보 대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향후 대응책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SBS 내에서도 보도 동원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5일 성명에서 “태영그룹은 지주회사를 출범하며 ‘SBS와 관계 회사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지주회사가 차입한 자금을 갚지 못할까봐 불안에 떨게 됐다”며 “향후 태영건설의 이익이 부합하는 일에 SBS가 동원되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SBS 사측은 태영건설 발 위기가 SBS로 전이되지 않도록 책임경영과 독립경영을 이행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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