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기자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장관이 최근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에게 ‘혼자 궁금해하면 된다’고 말하고, 기자에게는 ‘민주당이 시켰나’고 반문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은 거친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전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에 방송사들이 우려를 전하는 보도를 냈다. KBS는 야당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MBC는 김건희 특검법과 공천이 한 후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질문하라고 시켰다더라고 한 발언을 두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이 한 후보에게 그걸로 끝이라고 했다”는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이태희 TV조선 기자는 지난 21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 ‘한동훈 비대위 과제는?’ 제하 대담을 위해 스튜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이 그동안이 보수층의 인기를 얻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야당을 향한 거침없는 언행이었는데, 이게 여야 관계를 풀어가는데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느냐’는 신동욱 앵커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기자는 “네, 한 장관은 그제(19일) 국회 상임위에서 거취를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하는가 하면,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겐 ‘민주당이 시켰냐’고 되묻기도 했다”며 “하지만 여당을 대표하게 될 비대위원장으로 신분이 바뀌면, 이 같은 거친 표현들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답했다.

▲TV조선이 지난 21일 저녁 뉴스9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명자가 19일 국회에 와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의혹을 묻는 기자에게 민주당이 시켰냐는 등의 답변한 것을 두고 이런 거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TV조선이 지난 21일 저녁 뉴스9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명자가 19일 국회에 와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의혹을 묻는 기자에게 민주당이 시켰냐는 등의 답변한 것을 두고 이런 거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한동훈 비대위가 중도 확장성엔 한계가 있을 거란 우려도 있지 않느냐’는 신 앵커 질의에 이태희 기자는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청년·여성층 지지 확보가 급선무일 것”이라며 “‘도로 친윤당’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단순히 젊다는 이미지만으론 중도층 표심을 잡는 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 추후 행보에 따라 지지층 확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한 후보는 지난 19일 국회 법사위 출석을 위해 본관 내 2층 계단 앞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지금 입장은 어떠냐’는 기자 질의에 “아까도 물어보셨죠. 그때도 물어보셨죠. 민주당이 저한테 그런 것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닌다고 그러던데요. 여러군데에다가. 공개적으로”라며 “그런데 저는 이걸 물어보면 제가 왜 곤란할 거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옹호하는 데 바쁘니까 저도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 기본적으로 그 내용들을 보면 일단 몰카 공작이 맞지 않느냐”며 “몰카 공작 당사자인 서울의 소리가 고발했던데, 우리 시스템에 맞춰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돼 처리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KBS는 21일 <뉴스9> ‘특검법 당정관계…한동훈 비대위 과제는?’에서 “당 안팎에선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당정관계 개선을 꼽는다”며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기는 공천’을 이뤄내는 동시에 외연 확장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는 “다만, 정치 경험이 없는 한동훈 위원장이 공천 파동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또, 야당 인사들과 정면으로 충돌해 온 법무부 장관 시절과 달리 협상의 상대로서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KBS가 지난 21일 뉴스9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명자가 앞으로 야당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KBS가 지난 21일 뉴스9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명자가 앞으로 야당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구승은 MBC 기자도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가 아니냐는 논란인데, 앞으로 용산과의 관계 정립을 어떻게 하느냐’는 이재은 앵커 질의에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나는 과정에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고,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지명 과정에도 이런 논란은 남아 있다”며 “당장 다음 주 본회의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자동 상정되는데 …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국면에서 한 장관이 어떤 정치력을 보일지 관심”이라고 보도했다. 구 기자는 내년 선거 대비 공천과 관련해 “당내에선 한 장관이 대통령실과 함께 영남권 중진을 물갈이하고 용산발 공천을 대거 실시할 거다, 이런 우려도 제기되어 왔다”고 보도했다.

YTN은 <뉴스나이트> ‘기대와 우려 속 등판...당정관계·중도확장 숙제’에서 “당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야 투쟁 선봉에 서 왔던 한 장관이 수평적 당정관계와 중도 확장이란 숙제를 풀 수 있을지 물음표도 뒤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YTN은 “국무위원이 아닌 집권여당 사령탑으로서 한 장관이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주목된다”며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피의자나 피고인이 아닌 국정 파트너로 대할 수 있을지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방송했다.

이와는 달리 채널A는 <뉴스A> ‘[단독] 윤 대통령 “검사 때부터 의견 구하던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의 자리에서 ‘검사 시절부터 한동훈의 상사로서 지시해 본 적 없고 늘 의견을 구해왔다’며 ‘있는 그대로를 나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진다”며 “수직적 당정 관계가 될 거라는 당 안팎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같은 방송의 ‘아는기자’ 코너에서 스튜디오에 출연한 유승진 기자는 한 후보에 대한 대통령 발언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은 그동안 여당이 오히려 진짜 민심을 전해주지 않는다는 갈증을 느껴왔다는 게 주변 이야기”라고 말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인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널A가 지난 21일 뉴스A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명자를 두고 있는 그대로 얘기해줄 사람이라고 얘기했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여당이 진짜 민심을 전해주지 않아 소통 갈증을 느꼈다고 방송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채널A가 지난 21일 뉴스A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명자를 두고 있는 그대로 얘기해줄 사람이라고 얘기했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여당이 진짜 민심을 전해주지 않아 소통 갈증을 느꼈다고 방송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한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9일 한 후보의 국회 법사위 답변 태도와 기자들 질문에 ‘민주당이 시켰냐’고 한 답변 태도를 소개한 뒤 “국민은 이렇게 발언한 한동훈 장관에게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며 “(김건희 명품백 관련) 기자 질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자꾸 물으라고 기자들에게 사주를 한다는 것처럼 답변을 했다. 그래서 기자들이 ‘이제 그것으로 한동훈 장관은 끝이다’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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