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결정에 KBS는 국민의힘 안팎에서 내년 총선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면서 불출마 험지출마 요청이 양지만 쫓는 내각과 대통령실 출신에게도 향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채널A 앵커는 김기현 대표 사퇴 책임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고, MBN은 물갈이 혁신 대상이 친윤 중진 뿐 아니라 초선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경우 “본인이 고사했다”, “당 내에도 찬반 양론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TV조선은 한동훈 비대위설에 또 검찰 출신이냐는 지적에 따라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KBS는 13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의 리포트 ‘비대위 체제 불가피… 차기 비대위원장은?’에서 “당 안팎에선 총선 참패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에서) 이길 수 있는 지역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오히려 지금보다도 (의석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을 소개했다. 특히 KBS는 “이 때문에 장제원, 김기현으로 번진 불은 이제 양지 출마만 벼르는 내각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로 옮겨 붙을 기세”라고 대통령실 쪽을 겨냥했다.

▲KBS가 13일 뉴스9에서 국민의힘 안팎에서 총선참패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양지출마만 쫓는 용산출신들에게도 불이 번질 기세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KBS가 13일 뉴스9에서 국민의힘 안팎에서 총선참패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양지출마만 쫓는 용산출신들에게도 불이 번질 기세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하태경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불출마나 험지 출마 대상은 국정 운영에 어쨌든 공동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김기현 대표의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이날 저녁 메인뉴스 <뉴스A> ‘김기현 대표직 사퇴… 불출마엔 함구’ 리포트 앵커멘트에서 “당이 처한 모든 책임은 제 몫이라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떠밀리듯 너무 늦은 책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를 밝히진 않았지만 여전히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비판했다. 홍지은 채널A 기자는 리포트에서 “울산 지역구 유권자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 지역구 재출마를 요청했는데, 불명예 사퇴한 김 대표가 출마를 고수할 경우 당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해, 아예 ‘불명예 사퇴’로 규정했다.

동정민 앵커는 ‘다음은 내 차례?… 영남 의원들 긴장’ 뉴스의 앵커멘트에서 “총선 앞두고 특히 희생 압박을 받아왔던 영남권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는데, 영남 출신 대표의 낙마에 공천 물갈이 쇄신 바람이 커질 거란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채널A 기자는 스튜디오에 출연해 장제원 불출마, 김기현 사퇴 등 혁신위원회 제안이 결과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인요한 공천관리위원장설이 다시 나오는 것과 관련해 “그렇게 되면 희생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지도부, 중진, 친윤의 공천 물갈이 바람도 거세질 수 있다”며 “총선 4개월을 앞두고 리더십의 무너진 여당이 잘 수습해 쇄신의 길로 갈지 무한한 권력투쟁, 혼란의 길로 갈지 기로에 섰다”고 설명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가 13일 뉴스A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를 두고 책임지는 게 너무 늦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동정민 채널A 앵커가 13일 뉴스A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를 두고 책임지는 게 너무 늦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김주하 MBN 앵커도 이날 <뉴스7> ‘장제원 다음은? 친윤 3인방 압박’에서 “용퇴론 대상을 두고는 당내 의견이 분분한데, 혁신보다 권력에 가까웠던 친윤 초선들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MBN은 “당 안팎에선 김 대표 지키기에 앞장섰던 친윤 초선들이 혁신 대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며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고, 김 대표 사퇴를 촉구한 중진들에 대한 집단 비판까지, 당내 과반인 초선들의 집단행동이 번번이 당 혁신을 막아왔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송사들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인 국민의힘의 차기 비대위원장에는 한동훈 법무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인요한 혁신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된다고 방송했다. MBC는 13일 <뉴스데스크> ‘김기현 지도부 붕괴‥비대위로 전환’에서 한 장관, 원 장관, 김한길 위원장 등을 들어 “그러나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현 시점의 총선 구도에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을 간판에 내세우는 게 부담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신중론을 언급했다.

TV조선은 <뉴스9> ‘비대위로 단계적 전환… 위원장은 누구?’에서 “당초 검토 대상에 올랐던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 또 검찰 출신이냐는 부정적 여론과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송원 TV조선 기자는 스튜디오에 나와 “여권에선 당초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검토했었지만, 여러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전달됐다고 하고, 한 장관 본인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원희룡 장관이나 인요한 전 위원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제3의 인물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고 내다봤다.

▲TV조선이 13일 뉴스9에서 국민의힘 비대위를 이끌 비대위원장에 한동훈 장관을 검토했다가 제외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TV조선이 13일 뉴스9에서 국민의힘 비대위를 이끌 비대위원장에 한동훈 장관을 검토했다가 제외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채널A는 <뉴스A> ‘비대위원장 한동훈 우선 검토’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조기 등판, 비대위원장이 우선 검토 되고 있다”며 “한 장관은 일단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한동훈 비대위’ 두고 갑론을박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김민지 기자는 한 장관의 속내를 두고 “한 장관으로서는 의원들이 총의를 모아 한 마음으로 요청해주는 모양새를 바라는 건데,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건 맞지만 당내에서는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대위원장 보다는 선대위원장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휩싸이기 보다 국민을 만나고 다니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대위 구성에 착수했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윤재옥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 이후 백브리핑에서 현재 당 위기의 대통령실 책임론과 관련해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가진 문제점이 뭐가 있는지를 분석해야 하고, 원인을 해소해야하는 상황”이라며 “특정한 원인을 단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비대위원장과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라는 것은 ‘저런 분이 우리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르면 좋겠다, 국민의힘에 더 지지를 많이 할 것 같다’는 상징적인 분을 찾아보겠다”며 “지금 거명되는 분 외에 더 좋은 분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 다양한 경로로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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