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탄핵소추안 논의를 앞둔 가운데 전격 사임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 사임을 한다고 밝혔다. 이동관 위원장은 질문을 2개만 받고 퇴장하자 미디어오늘이 추가 질문을 했는데 일부 직원들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도 못하게 하냐” “기자가 벼슬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직을 사임하는 것은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가 아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라고 밝혔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금준경 기자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금준경 기자

이동관 위원장은 “(탄핵 소추 이후)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되는 상황은 제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권한을 남용해 마구잡이로 탄핵을 남발하는 민주당의 헌정질서 유린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그 부당성을 알리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며 “어떠한 자리에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글로벌 미디어 강국 도약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달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임명이 보류된 국회 추천 위원 3인(여당 몫 1석, 야당 몫 2석)을 임명하면 방통위가 정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문에 이동관 위원장은 “야당의 논리”라며 “(정부여당과 야당의) 3:2 구조를 유지하면서 위원회 시스템을 갖추는 거다. 2:2 구조는 꽉 막힌 상황이 된다. 산수만 해도 그렇지 않나. 식물 상태는 똑같다”고 했다.

이어 “2:2 구조로도 협의를 거치면 합의제 기구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이동관 위원장은 “혼자 질문권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하나. 소속이 어디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동관 위원장은 “(질문을) 하나만 받겠다”며 사의표명 시점에 대한 질문만 받고 자리를 떴다. 

이어 미디어오늘이 기자실을 나서는 이동관 위원장에게 “최근 뉴스타파의 방통위 전체회의 방청을 위원장이 거부한 것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가자 방통위 직원들이 질문을 제지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동관 위원장에게 청사 1층 로비까지 따라가 관련 질문을 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이후 이동관 위원장은 청사 1층 현관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이동관 위원장이 떠난 다음 방통위 직원들이 기자를 찾아와 “위원장님이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도 못 하게 하냐”,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 “기본이 안 돼 있다”, “기자가 벼슬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들 직원에게 “질문을 왜 못하느냐.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위원장이 직원들과 인사하는 건 방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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