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일 자진 사퇴 기자회견 당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채 떠나자 쫓아가서 질문한 기자에게 “예의 없다”고 소리친 방통위 직원들을 방통위가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본색 드러난 언론 장악꾼> 논평에서 “방통위가 오명진과 문재웅을 무겁게 징계해야 옳다. 시민과 기자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했다. 오명진과 문재웅은 각각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직속 정책연구위원과 보좌관으로 이동관 체제에서 방통위에 오게 됐다.

▲이동관 전 위원장 직속의 오명진 정책연구위원과 문재웅 보좌관이 이동관 전 위원장에게 질문한 기자를 찾아와 소리치고 있는 모습.
▲이동관 전 위원장 직속의 오명진 정책연구위원과 문재웅 보좌관이 이동관 전 위원장에게 질문한 기자를 찾아와 소리치고 있는 모습.

지난 1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직을 사임하는 것은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가 아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라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오늘 기자가 이 전 위원장을 향해 ‘현재 임명 보류된 국회 추천 위원 3인(여당 몫 1석, 야당 몫 2석)을 임명하면 방통위가 정상화되는 것 아니냐’, ‘최근 뉴스타파의 방통위 전체회의 방청을 위원장이 거부한 것인가’ 등을 질문했는데, 두 번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디어오늘 기자는 이 전 위원장을 따라가 질문했는데, 오명진 정책연구위원과 문재웅 보좌관이 본지 기자를 찾아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 ‘기본이 안 돼 있다’, ‘기자가 벼슬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언론노조 민실위는 “대통령과 이동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어금니 사리물고 떠난 건 올바른 공직자 자세가 아니다. 기자 몇몇을 업신여긴 게 아니라 시민 알 권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민실위는 이어 “오명진은 기자 책상을 수첩으로 두 차례 치며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문재웅은 ‘질문을 하는데 예의를 지켜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더니 ‘(이동관은 이제) 질문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도 아니’라며 기어이 ‘당신!’이라고까지 기자를 몰아붙였다”며 “아니, 예의 없는 건 이동관과 오명진과 문재웅이었다. 회견이었는데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시민 알 권리를 깔본 이동관은 분명 예의가 없었다. 오명진과 문재웅도 매한가지. 둘은 이동관 심기를 감싼답시고 예의 없이 시민 알 권리와 기자를 폭행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민실위는 “이동관과 오명진과 문재웅이 품은 언론 장악꾼 본색이 온전히 드러났다. 대통령에게 허리를 90도쯤 접을지언정 시민 알 권리엔 고개 숙일 수 없는 자다. 기자 책상을 탕탕 치며 권력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보도만 부추길 자다. 오로지 권력에게만 예의 바른 자다. 이른바 ‘땡윤 뉴스’에 춤출 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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