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감시를 주제로 한 탐사보도 독립언론 ‘뉴스어디’가 지난 10월 창간했다. 뉴스어디는 미디어 분야 탐사보도로선 최초의 독립언론으로 지난달부터 ‘기사형 광고’를 주제로 보도를 시작했다. ‘동업자 비판’이라는 껄끄러운 분야인데다 네이버 등 포털이 잠식한 뉴스 시장에서 독자 후원을 기반으로 한 독립언론 창간은 쉽지 않은 길이다. 게다가 혼자 시작했다. 

뉴스어디는 뉴스타파함께재단이 탐사보도 교육과 독립언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뉴스쿨)에서 배출한 두 번째 독립언론이다. 지난 6월 인천경기지역 독립언론으로 창간한 ‘뉴스하다’의 경우 뉴스쿨 1단계 수업을 마치고 창업한 반면 뉴스어디는 실제 뉴스타파에서 실전 취재와 보도를 하는 뉴스쿨 2단계 펠로우 과정을 수료하고 3단계 창업 과정에 들어선 곳이다. 지난 10월 ‘법조 보도의 틀을 깨겠다’며 창간한 ‘코트워치’(COURT WATCH) 역시 뉴스어디처럼 뉴스쿨을 거쳐 만든 독립언론이다. 

뉴스어디 박채린 기자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운영하는 단비뉴스 미디어팀 기자, 미디어 감시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활동가 등을 지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했다. 

▲ 박채린 뉴스어디 기자. 사진=박채린
▲ 박채린 뉴스어디 기자. 사진=박채린

- 뉴스쿨에 지원한 이유는?

“원래 시사교양PD를 하고 싶었다. 가고 싶은 방송사가 한 곳 있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고 민언련에서 인턴을 모집하길래 지원했다가 이후 정규직 활동가로 채용됐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시절 단비뉴스 미디어팀에서 활동했고, 공교롭게 당시 데스크였던 김용진 교수(뉴스타파 대표) 도움으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관련 보도 분석도 했다. 학창 시절 세월호 참사, 공영방송 파업 등을 보면서 미디어 비평에 관심이 갔다. 사실 뉴스쿨 1단계는 민언련 활동가로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해 참여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부터 2단계 펠로우 과정은 풀타임으로 해야 해서 직장을 그만뒀다. 처음엔 정말 독립언론을 창업할 생각까지는 없었다. 기자를 하게 될지도 몰랐지만 뉴스쿨을 거치면서 창업까지 하게 됐다.” 

- 뉴스쿨에서는 어떤 교육을 받았나?

“기존 언론사 입사에 맞춰 논술과 작문 중심으로 준비해온 사람들에게는 낯선 교육이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으로 파이썬(프로그래밍 언어)도 처음 해봤고 코드를 짜보라는 것도 처음이었다. 다만 탐사보도,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 혼자 하면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기성 언론사에서 기자를 해본 것도 아니고 어떻게 차별화한 보도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디자인이나 영상 촬영도 거의 해보지 않은 일이다. 손이 많이 가는데, 관련 일을 하다가 취재를 못하는 날은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기도 하다.”

- 경제적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나? 경인지역신문 기자 출신들이 만든 뉴스하다는 대출도 받고 퇴직금을 털어서 취재하고 있다고 하던데.

“‘뉴스하다’ 기자들은 뉴스쿨 1단계까지만 듣고 창업했지만 난 펠로우 단계까지 들어서 뉴스쿨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물론 중간 심사를 받는데 탈락하면 못 받는다.”

▲ 뉴스어디 누리집 갈무리
▲ 뉴스어디 누리집 갈무리

- ‘뉴스어디’란 이름은 무슨 뜻인가?

“어디언스(Audience)에 다양한 뜻이 있더라. 수동적 독자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소통하는 주체로 정의하기도 한다. 독립언론에 가장 중요한 ‘어디언스’를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 다른 독립언론들과 협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나? 뉴스어디 누리집을 보면 독자와 약속을 5가지 내걸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연대하고 협업하겠다’는 내용이다.

“1인 매체 등 소규모 매체에서 협업은 더욱 중요하다. 최근 뉴스하다는 뉴스타파 등과 협업해 좋은 보도(검찰 특활비 보도)를 만들었다. 필요하면 코트워치나 뉴스타파 힘을 빌려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기사를 놓친다는 개념보다는 독자 입장에서 볼 때 더 양질의 기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협업에 환영이다. 지난 9월 스웨덴에서 열린 ‘글로벌 탐사보도 총회’(GIJC)에 뉴스쿨 펠로우들, 뉴스타파 기자들과 다녀왔는데 국적도 다른 언론사들이 적극적으로 취재 방식을 공유하면서 협업을 모색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일단 뉴스쿨을 통해 만든 뉴스하다, 뉴스어디, 코트워치는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연대 협업하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에 속해있다.”

- 최근에 뉴스레터도 시작했다. 

“필수라고 생각한다. 뉴스타파 플랫폼에서 홍보가 된다지만 ‘뉴스어디’라고 인식하긴 어렵기도 하다. 뉴스레터는 뉴스어디 독자들에게 다가갈 창구 중 하나다. 미국 기술전문매체인 더마크업이란 곳은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글 기사만 쓰지 않고 디자인에 꽤 신경 쓴 만화로도 전한다. 줄글을 읽을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도 최대한 다가가려는 모습이다.”

- 첫 기사들을 보면 실제 기사형광고가 어떤 피해를 주는지 피해자 이야기를 담았고, 기사로 위장한 광고를 많이 한 언론사 순위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더 있나?

“사기성 사업 관련 기사형광고에 대해 인터뷰해준 분이 처음엔 ‘신생매체 취재에 응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번 취재를 계기로 독립언론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얘기해줘서 감동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기사형광고 심의결정 자료를 누리집에 공개하다가 2021년부터 광고주와 언론사 항의로 비공개하고 있다. 자율 심의하는 사람들이 실제 기사형광고를 하는 언론사 출신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뽑았는지, 또한 어떤 언론사나 광고주가 항의해서 비공개하기로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취재해보고 싶다.”

▲ 올해 기사형 광고를 한 매체 순위. 자료=뉴스어디
▲ 올해 기사형 광고를 한 매체 순위. 자료=뉴스어디

- 미디어를 취재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오늘 독자이기도 할 텐데 미디어오늘에 한마디 부탁한다. 

“민언련 시절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신문솎아보기’를 열심히 읽었고 뉴스어디 창간을 준비하면서도 미디어오늘을 많이 봤다. 언론사 지분구조 데이터에 관심이 있다. 다트에서 자료를 모았는데 여기 없는 데이터가 미디어오늘 기사에 있어서 협업해보고 싶었다. 겸사겸사 미디어오늘 후원 가입을 하려고 했는데 (누리집에서) 후원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아 결국 신청을 못했다. 개선이 필요하다. 많은 시민이 언론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 뉴스 소비가 없지 않은데 미디어오늘을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미디어오늘은 기사를 쓰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 뉴스어디도 후원 독자가 어떤 사람들일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뉴스타파 후원자 중 미디어 관련 뉴스 독자들을 보면 주로 50대 남성이었다. 미디어 뉴스지만 정치적 이슈가 섞여 있기도 하고, 미디어 뉴스 독자들이 모두 후원자라고 보기 어렵지만 좀더 젊은 독자 확보가 필요하다. 부동산, 취업과 연관 있는 미디어 이슈를 다룰 수도 있고, 미디어 문제가 우리 삶과 밀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앞으로 어떤 기사를 더 쓰고 싶나?

“일단 기사형 광고 관련 제보가 와서 취재 중이다. 가짜뉴스가 꾸준히 논란인데, 허위조작정보를 이용한 구글 광고 문제도 취재해보고 싶다. 허위조작정보나 혐오성 광고에 누가 돈을 대고 누가 돈을 버는지 알아보고 싶다. 또 언론사들이 건설사 부동산 광고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지, 언론사들이 왜 플레이어로 뛰는지 등을 취재해보고 싶다. 국회나 시민단체도 부동산 광고를 조사한 적 있는데 전수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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