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5월5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이동관 언론특별보좌관이 어딘가와 통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011년 5월5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이동관 언론특별보좌관이 어딘가와 통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격려대상 언론인을 선정했다는 의혹을 두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격려전화하는 게 어떠냐면서 직접 전화를 바꿔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 후보자는 18일 오전 국회 본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언론과 상호 신뢰를 가진다는 게 친정부 성향의 우호적 기사를 쓴 언론에는 대통령이 직접 격려 전화를 하도록 하고 또한 정부 비판적 보도는 문제로 낙인을 찍고 관리하는 것이 프레스 프렌들리 언론관이냐’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정문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시 보고한 전화격려 대상 언론인 선정하신 적 있느냐’고 묻자 이동관 후보자는 “글쎄 문건 나오는건 모르겠지만 직접 격려전화하는 게 어떠냐고 몇 번 바꿔드린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정문 의원이 ‘VIP 전화격려 대상’ 문건과 관련해 ‘구 좌파 정권의 잔재청산 주력’, ‘좌파 세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논조를 유지’ 등의 내용 등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동조를 하거나 지지하고 보수 우파 목소리를 대변해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언론만 격려하는 것이 프레스 프렌들리냐, 이것은 VIP 프렌들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관 후보자는 “사실 이 정도 일은 어느 정부에서나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미국 백악관에서도 한다”고 답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는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는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조선일보 문제보도 목록작성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두고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사전에 받아본 바로는 조선일보 문제 보도 목록 작성 사실은 인정을 하지 않았느냐’는 이정문 의원의 이어진 질의에 이 후보자는 “인정한 게 아니라 그 문제 보도라는 표현이 말하자면 통상적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되는 보도라는 의미라고 답변드린 걸로 안다”며 “우호매체는 또 전화해서 격려한다는 것을 지적하시고 또 문제 보도는 또 문제 보도했다고 지적하시면 질문하시는 요지를 제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우호적인 언론도 관리와 문제 보도 형태로 조선일보 관리한 사실이 맞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좌우간 적절하게 우호적 보도가 나오도록 노력하는 것은 저는 홍보 라인에 있는 사람의 기본 책무로 직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것을 부당하게 압력을 가해서 인사조치를 한다든지 이를테면 방송 편성을 바꾸도록 압력을 한다든지 이런 게 아닌 다음에야 그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저는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윤석열 정부를 두고 ‘관치보다 무서운 정치금융’ 또는 ‘윤 대통령은 달라져야 한다’ 이런 보도도 문제 보도냐는 질의에 이 후보자는 “이런 지적은 할 수 있는 것이죠”라며 “다만 이럴 때 사실은 그 내용 중에 이런 것은 그 사실과 좀 다르고 이런 건 앞으로 다시 할 때 양해해 주십시오라는 전화를 해서 호소하고 협조를 구하는 건 홍보 라인에 있는 사람들의 기본 직무라고 생각한다. 그것 안 하면 직무유기”라고 답변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정문 의원은 “이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 시절 대변인실에서 작성한 문건을 보면 문제보다는 조치가 필요한 보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조선일보 문제 보도 176건을 당시 분석 관리하면서 스트레이트 기사조차 문제가 있다고 낙인을 찍고 논평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류했다”며 “이렇게 왜곡된 언론관을 가진 후보자가 서 방통위의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보인다. 언론의 자유가 중요한 가치라는 후보자 발언과 행동에 정면으로 배치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비판과 질정 잘 새겨듣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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