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네이버도 ‘아웃링크’를 도입한다. 아웃링크는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다음이 언론사 구독판에 ‘아웃링크’를 도입한지 4개월 만에 네이버도 ‘아웃링크’ 도입을 공식화했다.

네이버는 언론사 수익 개선 및 양질의 뉴스 배열 확대를 위한 방안, 언론을 위한 기술지원 등도 제시했다. 네이버는 언론의 수익성 개선 및 아웃링크 요구와 양질의 기사를 적극 배열해야 한다는 ‘저널리즘’ 측면의 요구를 두루 수용한 모양새다. 특히 ‘탈포털’ 시대를 맞은 네이버가 ‘플랫폼’으로서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진=금준경 기자.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진=금준경 기자.

‘구독’ 자평하고 ‘젊은 세대’ 타깃 성과 강조

지난 17일 네이버는 서울 역삼동 아크타워에서 개최한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행사를 통해 뉴스 서비스의 성과를 발표했다.

우선, 언론사 구독 및 기자 구독 활성화를 자평했다. 2017년 10월 네이버 뉴스 구독 모델은 오픈 후 5년간 언론사 구독자 2700만 규모로 성장했다. 네이버 메인 방문자 중 60% 이상이 언론사 편집판을 방문하고, 평균 7개의 언론사를 구독하고 있다. 500만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언론사는 6곳이고, 400만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언론사도 13곳에 달한다.

기자 구독의 경우 현재 9127개의 기자홈이 개설됐다. 기자홈을 개설한 기자 10명 중 3명은 직접 편집 권한을 갖고 있고, 702명의 기자가 편집에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탭에 ‘오피니언’ 코너에서 언론사별로 연재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제휴(CP)를 맺은 언론사 중 60개 언론사가 1000개의 연재물을 올리고 있다.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네이버는 ‘저질 기사’가 중점적으로 배열된다는 지적에 지난해 7월부터 각 언론사가 ‘심층기획’으로 지정한 기사를 ‘심층기획’ 탭에 주제별로 노출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콘텐츠제휴사 중 70여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고, 최근까지 23만 건의 기획기사가 소개됐다.

최근 네이버는 젊은 세대를 위해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MY뉴스 20’S’)와 ‘숏폼’을 내세웠다. 네이버는 지난 10월부터 뉴스 서비스 내 ‘숏폼’(길이가 짧은 세로 영상) 영역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숏폼’은 시청 지속 시간이 길지 않은 반면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는 도입 이후 20대 이용자의 기사 소비 활동성이 높아졌다.

이날 행사에서 ‘MY뉴스 20’S’를 기획한 20대 네이버 직원은 “20대는 언론사 구독에 대한 니즈가 크게 없다”며 “뉴스가 어렵다 보니 요약해 제공해 주는 걸 선호한다. 20대는 또래가 가장 많이 보는 뉴스에 관심이 있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영역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 부사장은 “20대 판에 제공되는 기사를 보고 댓글이 여러개 달렸는데, 가장 인상적인 댓글은 ‘댓글도 20대만 달게 해주세요’라는 내용”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전재료 폐지’ 이후 언론사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는 2020년 4월부터 뉴스콘텐츠제휴(CP)사에 지급해오던 전재료(연간 정액 형태의 기사 제공 대가)를 폐지하고 네이버 내에서 기사로 발생한 광고 수익을 언론사에 배분하는 개편을 했다. 이날 네이버는 새 수익모델 도입 이후 오히려 언론사에 줄 수 있는 재원이 매년 100억 원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봉석 부사장은 “몇 개 매체만 전재료보다 광고 수익이 밑돈다”고 밝혔다.

‘아웃링크’ 도입하고 ‘양질 기사’ 확산 노력
수익성 악화 우려에는 “광고 늘리겠다”

이날 네이버가 발표한 개편안은 ‘양질의 저널리즘 구현’ ‘언론 수익성 개선’ ‘아웃링크 도입’ ‘기술 지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네이버는 2023년 1분기부터 양질의 기사를 더욱 적극 배열하는 차원에서 ‘대외 수상 기사’ ‘팩트체크’ ‘커버스토리 기획기사’ 등을 모아서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신설할 계획이다.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이슈 묶음 기사들(이슈 타임라인)도 쉽게 서비스할 수 있는 도구를 지원한다.

네이버는 좋은 기사에 더 많은 광고 수익을 내도록 하는 보정치인 ‘Good팩터’를 확대 적용한다. 현재 열독률이 높은 기사에 Good팩터를 적용해 광고수익을 더 많이 배분했는데 여기에 ‘기자 구독 지표’와 ‘연재 구독 지표’를 추가 반영한다. 가십성 기사, 따라쓰기 기사, 섹션 오분류 기사, 비정상적 기사작성 패턴을 보이면 수익을 깎는 NotGood팩터는 현행 유지한다.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특히 네이버는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속보’ 기사에 적정 수익이 반영되도록 하는 ‘로직’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속보는 기사 본문이 짧아 대부분 중간광고 표출이 제외되므로 속보 기사는 일반적으로 광고 수익 기여도가 낮다”며 “수익배분이 공정하고 의미 있게 이뤄지도록 수익 모델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아웃링크의 경우 네이버 역시 다음과 마찬가지로 뉴스 추천(MY뉴스)란이 아닌 언론사 구독란에만 아웃링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가 언론사에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대상은 4개의 영역이다. 공통영역으로는 메인언론사 편집판과 메인 MY뉴스판이 있고, 개별영역으로는 각 언론사 홈과 언론사 기사 본문이 있다. 공통영역은 6가지 팩터를 활용해 배분되고 있고, 개별영역은 언론사 트래픽에 따라 수익이 배분된다. 언론사들이 아웃링크를 적용할 시 메인언론사 편집판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과 포털 내에 서비스되는 기사 본문에서 발생한 광고 수익은 받지 못한다.

윤대섭 네이버 미디어코웍운영 리더는 “타 플랫폼(다음)은 매달 아웃링크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4월부터 도입할 것이다. 최소 한 달 전에만 말을 주면 아웃링크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내년 초쯤에 세부 가이드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기술 지원방안도 새롭게 발표했다. 악플 감시 기술을 비롯한 네이버 댓글 서비스, 콘텐츠 큐레이션 기술, 뉴스요약 기술, 언어변환 기술과 관련 데이터를 내년 1분기부터 언론사 홈페이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트래픽 분산, 자연어 처리, 콘텐츠 자동화 기술을 비롯해 미디어 플랫폼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축적해 왔다”며 “앞으로 개별 기술 단위와 데이터 등을 지원해 언론사에서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플랫폼 지위 유지’ 방안 평가
“언론 구독 비즈니스로 확장 안 돼” 지적도

“네이버가 밝힌 기술을 통한 서비스 확장과 새로운 도전은 결국 언론계와 협력을 강화해 플랫폼 지위를 놓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웃링크의 시대를 네이버가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네이버 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혹은 밖에 있더라도 네이버와 함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선언을 한 것 같다.” 각각 최진순 퍼블리시 뉴스와기술연구소 부소장과 이성규 미디어스피어스 대표의 말이다.

이성규 대표는 네이버 댓글 서비스 아웃링크 적용 등 ‘기술 지원’을 약속한 네이버 개편안에 관해 “뉴스가 생산해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네이버가 계속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갑자기 아웃링크로 떨어져 나가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용자가 어떤 식으로 댓글을 쓰고 댓글란에서 활동하는지 등 이용자 데이터가 네이버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 가치를 주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2022년 미디어 커넥트데이’ 자료집.

‘양질의 저널리즘’을 위한 정책에 관해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과거에는 단순하게 딜리버리 서비스에 만족을 했는데, 여전히 한계는 있지만  언론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진순 부소장은 “연재 구독페이지, 심층기획 탭 주목에 이어 이슈 타임라인, 주제별 고품질 기사 등 좋은 기사를 부각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영상과 하이퍼링크 반영은 여전히 숙제”라고 지적했다.

‘언론 등에 제공하는 구체적 데이터 부족’도 한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진순 부소장은 “데이터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언론사 구독의 경향성이나 한계를 여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사회적, 언론지형 차원의 분석은 불가능하다”고 한계점을 짚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역시 “네이버가 공개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들이 과거보다는 개선된 건 맞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 유입자 수나 로열티 있는 구독자 수의 증가 추이 등을 좀 더 상세하게 언론사에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진순 부소장은 “문제는 관련 기술 수용 의지와 퀄리티 저널리즘을 실천하려는 언론사의 관심과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네이버 내 언론사 구독은 네이버의 수익 배분으로 보상받을 뿐 언론사의 구독비즈니스로 확장되지 않는다. 기계적인 구독에서 매체와 독자 간 관계 증진 등 능동적인 구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네이버도 언론사 선택에 따른 ‘아웃링크’제 도입한다]
[관련 기사 : 네이버는 왜 갑자기 ‘20대만 보이는 뉴스’ 도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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