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뉴스 개편 후 두 달이 지났다. 개편 당시 카카오는 언론에 ‘아웃링크’ 선택권을 주고 ‘양질의 뉴스’를 더 적극 배열하겠다고 밝혔다. 두 달이 지난 상황에서 ‘극적인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언론사들은 아웃링크 테스트 기회로 여기고 있다. 개편 이후 다음이 더 다양한 뉴스를 배열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더욱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웃링크 언론 26곳, “순차적 테스트 계획”

25일 기준 ‘아웃링크’(클릭시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를 채택한 언론은 93개 매체(연예스포츠 제외) 가운데 26곳이다. 4곳 가운데 1곳 꼴로 아웃링크를 채택했다. 연예스포츠 매체까지 포함하면 30여 곳이 아웃링크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SBS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JTBC △중앙SUNDAY △한겨레 △한겨레21 △노컷뉴스 △뉴스타파 △연합뉴스TV △머니투데이 △뉴시스 △뉴스1 △머니S △지디넷코리아 △이데일리 △아이뉴스24 △비즈니스워치 △베이비뉴스 △아레나 △게임톡 △웨딩21뉴스 △우먼센스 등이다. 조선일보는 초기에 인링크를 채택했다가 최근 아웃링크로 전환했다. 서울신문은 아웃링크에서 인링크로 바꿨다.

▲ 카카오뷰 다음 뉴스 개편 발표 화면
▲ 카카오뷰 다음 뉴스 개편 발표 화면

아웃링크를 채택한 언론사 가운데는 ‘탈포털’ 전략을 추진 중인 경우가 많다. 중앙그룹은 최근 유료화를 시작했으며 조선일보는 회원 독자 확보에 나섰다. 한겨레는 ‘후원’모델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관계자 A씨는 “다음에서 유입되는 비중은 사이트 전체 트래픽의 3% 남짓”이라며 “다음 구독판 기사들의 아웃링크를 통해, 유입되는 사용자 비중을 늘려 홈페이지 트래픽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향후 탈포털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그룹 관계자는 “매체와 이용자가 보다 더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한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언론사가 한 달 단위로 ‘아웃링크’ 여부를 바꿀 수 있게 했다. 복수의 언론사들은 순차적으로 두 방식을 다 써본 다음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개편 초기 독자들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모두 시도해볼 생각”이라며 “우선 인링크를 선택한 것은 아웃링크 선택 시 광고 등 준비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라고 설명했다.

▲ 포털 다음 언론사 구독 추천 페이지
▲ 포털 다음 언론사 구독 추천 페이지

다른 종합일간지 관계자 B씨 역시 “아웃링크로 하면 인링크 광고를 삭제해야 하니 준비작업이 필요해서 인링크를 선택했다. 추후 아웃링크로 가서 유입독자가 얼마나 되는지,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웃링크로 간다는 대전제 하에 준비기간으로 인링크를 거치고 아웃링크 실험을 하기로 했다”며 “당장 탈포털 생각이 없었으나 ‘이 기회에 실험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웃링크 효과 있을까

아웃링크를 채택한 언론사들은 홈페이지에 유입되는 효과를 어느 정도 누렸을까. 중앙일보 관계자는 단순 비교가 어렵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볼 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자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일간지 관계자 A씨 역시 “구독판 아웃링크를 통해 사이트로 유입되는 비중이 2~3% 정도 늘어난 효과는 있다”고 했다.

전반적인 트래픽 추이에 변동이 있었을까. 이와 관련해 언더스코어와 미디어오늘은 이를 추정하는 분석을 했다. 우선 ‘아웃링크’를 도입한 언론사들이 유의미한 다음 인링크 트래픽 손실이 있었는지를 추정했다. 다음은 아웃링크를 도입한 언론사도 구독란 외의 다음 뉴스 배열은 ‘인링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 다음 개편 전후, 네이버의 언론사별 댓글 수 변화
▲ 다음 개편 전후, 네이버의 언론사별 댓글 수 변화
▲ 다음 개편 전후, 다음의 언론사별 댓글 수 변화
▲ 다음 개편 전후, 다음의 언론사별 댓글 수 변화

빅카인즈(BigKinds) 뉴스API를 활용해 14개 언론사의 8월 15일부터 9월15일 사이의 뉴스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네이버·다음의 인링크 뉴스와 매칭해 ‘댓글수’를 수집했다. 양대 포털이 유사한 추세를 보인 가운데 다음의 경우 아웃링크를 선택한 언론사들의 댓글 수 감소가 유의미한 추세로 나타났다. 인링크 잔류를 선택한 언론사들의 댓글 양이 37% 줄어든 반면 아웃링크를 선택한 언론사들은 47.9% 감소했다.

다음 뉴스에서 아웃링크를 택한 언론사들은 사이트 접속이 유의미하게 늘었을까. 온라인 사이트 트래픽을 표본조사 방식으로 추정하는 ‘시밀러웹’을 통해 7~9월 3개월 간 언론사 웹사이트 트래픽을 분석했다. 모든 언론사들이 다음 뉴스 개편 이후 트래픽이 감소했는데, 인링크를 택한 언론사들이 개편 이전 대비 6.77% 감소한 반면, 아웃링크를 택한 언론사들은 5.56% 감소해 감소 폭이 적었다. 다만 조사 대상 언론사 수가 많지 않고 시밀러웹 조사 방식에도 오차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 다음 모바일 뉴스 구독페이지 개편 전후 변화
▲ 다음 모바일 뉴스 구독페이지 개편 전후 변화

 

전보다 ‘심층기사’ 노출 늘었지만

카카오에 요청해 받은 다음 개편 이후 지난 9월 뉴스 서비스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 첫화면에 개편 이전 대비 18% 더 다양한 뉴스가 노출됐다. PV가 1000회 이상인 기사의 수도 152% 늘었다. 단순 추천알고리즘 배열보다 ‘탐독순’ ‘최신순’ 등을 첫화면에 병행해 배열하고, 언론사 구독 페이지를 도입한 결과다. 특히 카카오는 ‘심층 기사’를 적극 배열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는데. 다음 첫화면에서 클릭된 심층기사 개수가 약 65% 늘었다.

▲ 포털 다음 심층보도 섹션 갈무리
▲ 포털 다음 심층보도 섹션 갈무리

과거 알고리즘 배열 단일 방식 때 주목도가 떨어졌던 언론사는 비교적 주목도가 늘고, 과거 주목도가 높았던 언론사는 비교적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개편 전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구독 방식인 데다 직접 기사를 선별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추천 기사가 늘었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다음 첫화면 뉴스 배열 가운데 ‘최신순’ 배열 방식을 채택한 이용자들은 속보를 쏟아내는 언론사의 기사를 더 많이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A씨는 “(우리 언론사는) 주요뉴스를 마킹해 보내는 시간 간격이 다른 언론사보다 긴 편이라 ‘최신순’에 노출되는 빈도가 낮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다음에 요청했다”고 했다.

이달의 기자상 후보작 등을 배열하는 ‘심층기사’ 코너도 의미 있지만 스크롤을 여러번 내리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언론사 관계자 C씨는 “심층코너 자체를 업계 사람이 아니면 의식하기 힘들고 걸리는 기사의 수나 대상이 되는 후보군 자체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평가하긴 이른 시점이지만 언론사 구독 페이지 역시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첫 화면 뉴스 배열을 포기하고 두 번째 화면에 언론사 구독 페이지를 낸 네이버와 달리 다음은 첫 화면에 뉴스 배열을 하면서 구독 페이지도 마련해 구독 요인이 비교적 낮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언론사 구독자 수는 대다수가 10만 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저널리즘 관점에서 가치 있는 기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탐사뉴스 섹션에서 다양한 언론상 수상작을 서비스 중이며, 언론상을 점차 확대 예정”이라며 “My뉴스탭 및 이용자의 구독 활성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후속 기획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숏폼 영상시대, ‘뉴스숏폼’은?

포털 다음은 개편을 통해 ‘오늘의 숏’이라는 이름의 ‘숏폼 뉴스’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늘의 숏’을 도입한 언론사(연예스포츠 제외)는 △연합뉴스 △뉴스1 △MBC △MBN △채널A △JTBC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국경제 △한국경제TV △비즈니스워치 △더팩트 △전주MBC △게임동아 △IT동아 △머니투데이 △헬스조선 △하이닥 등 18곳이다. 18곳 중 6곳이 방송사다.

▲ 포털 다음 '오늘의 숏' 갈무리
▲ 포털 다음 '오늘의 숏' 갈무리

다음은 사전에 콘텐츠 내용 등을 협의해 별도 제휴를 맺은 경우에 한해 ‘숏폼’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종합일간지관계자 A씨는 “초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현재 숏폼 영상 제공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튜브, 틱톡 등에서 이미 운영하는 숏폼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숏폼은 주력 콘텐츠가 아니지만, 독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고 제작 노하우를 쌓기 위해 시도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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