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네이버가 20대만 볼 수 있는 전용 뉴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20대 이용자의 포털 뉴스 선호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뉴스 소비를 늘리려는 ‘실험’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일부 선정적 뉴스가 배열되고 과거 폐지했던 ‘실시간 검색어’와 유사한 성격의 코너가 등장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7일 모바일 뉴스 서비스를 개편해 ‘MY뉴스 20대판’을 마련했다. 20대에 한해 네이버 뉴스 서비스 중 알고리즘 추천 뉴스 페이지인 MY뉴스에서 ‘20대판’을 기본화면으로 노출하고 있다.

▲ 네이버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 홍보 이미지 갈무리
▲ 네이버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 홍보 이미지 갈무리

이 서비스는 ‘세대별 뉴스’가 아닌 20대 전용 뉴스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 로그인 이용자 중 29세 이하에만 적용된다. 30대 이상 이용자는 기존의 ‘MY뉴스’만 볼 수 있다.  

‘20대판’은 20대 추천 뉴스 배열 화면을 비롯해 ‘요즘 키워드’라는 이름의 20대가 많이 읽은 기사의 주요 키워드, 20대가 많이 본 뉴스(언론사별 랜덤 배열), 숏폼 뉴스, 관심 뉴스 등 코너로 구성돼 있다.

‘관심 뉴스’는 이용자가 선택한 관심 분야를 노출하는 코너로 주제는 20대가 주로 소비하는 뉴스 소재에 맞춰 ‘재테크’ ‘모바일/뉴미디어’ ‘게임/리뷰’ ‘인터넷/SNS’ ‘여행/레저’ ‘자동차/시승기’ ‘공연/전시’ ‘사건 사고’ ‘글로벌’ ‘기업트렌드’ 등 10가지로 구성했다.

왜 ‘20대 전용’ 뉴스일까?

이번 네이버 뉴스 서비스 개편은 이례적으로 20대만을 겨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은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레터, 영상 콘텐츠 등 유용한 정보는 모두 뉴스라고 인식하는 20대를 대상으로 네이버 뉴스는 실험적인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며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나아가 양질의 기사를 통해 언론사와 보다 많은 이용자가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대가 네이버를 적게 이용하는 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난해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20대의 포털 뉴스 이용률(모바일 기준)은 94.8%로 30대(94.2%), 40대(91.2%)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20대가 포털 뉴스를 이용은 하지만 전반적인 이용량과 선호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대 이용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포털 뉴스 서비스 체류 시간이 떨어진다.

지난해 언론수용자조사 보고서는 “20대가 포털 뉴스에서 영상 기반 매체로 이동한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20대의 읽는 뉴스(글 기사) 선호도는 2020년 68.5%에서 2021년 64.6%로 줄었고, 반대로 ‘보는 뉴스’(영상 기사) 선호도는 27.1%에서 32.0%로 올랐다. 

20대 뉴스 서비스의 일환으로 ‘숏폼 영상’ 코너를 내세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틱톡으로 인해 촉발된 숏폼(영상 길이가 짧은 세로 영상) 콘텐츠 경쟁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물론 다음과 네이버도 최근 가세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전세계 이용자당 월평균 이용 시간은 틱톡이 23.6시간으로, 유튜브(23.2시간), 페이스북(19.4시간)에 앞섰다.

선정적 뉴스 추천 가능성은?

네이버는 “20대판에서 뉴스는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게 뉴스를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고’ ‘재미있다’는 표현은 보다 쉬운 해설 뉴스를 뜻하기도 하지만, ‘가십성’ 뉴스일 가능성도 있다.

28일 실제 배열된 ‘20대 뉴스’를 보면 청년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식 및 경제 소식, 여행지 관련 소식, 전세 관련 소식 등이 배열됐지만 선정적인 뉴스도 있다. 28일 오전 11시 기준 가장 위에 노출된 기사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바탕으로 쓴 ‘“초등생 딸이 밤 11시에 ‘야동’을 보고 있었습니다”’였다.

▲ 네이버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 갈무리
▲ 네이버 20대 전용 뉴스 서비스 갈무리

20대 ‘요즘 키워드’는 유사 실검?

뉴스뿐 아니라 20대가 주목한 뉴스의 키워드를 보여주는 ‘요즘 키워드’ 코너도 있다. 네이버는 “요즘 키워드는 20대가 많이 읽은 기사를 주요 키워드 형태로 제공하는 뉴스로, 키워드만 살펴봐도 최신 이슈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 ‘요즘 키워드’는 ‘세븐일레븐’ ‘한수원 고발’ ‘베트남 관광객’ ‘유니클로’ ‘트위터 인수’ ‘일본발 크루즈’ 등이다. 

주요 뉴스 키워드를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뉴스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과거 네이버가 폐지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유사한 면이 있다.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이 어뷰징 기사를 부추기고,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폐지됐다.

▲ 20대 '요즘 키워드' 서비스 갈무리
▲ 20대 '요즘 키워드' 서비스 갈무리

이후 네이버는 뉴스 기사에 많이 등장한 키워드를 시간대별로 집계해 포털 검색 결과와 함께 제공하는 ‘뉴스토픽’을 선보였으나 ‘실검’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네이버는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다양한 뉴스를 추천받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PC와 모바일 검색에서 제공하던 뉴스토픽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없앤 서비스가 20대를 대상으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홍보 관계자는 “관심 주제에 대해서만 키워드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트렌드에 맞춰서 20대 뉴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랭킹 형태로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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