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둔화로 2023년 미디어 업계 전망은 ‘광고 시장 위축’으로 요약된다. 경기둔화에 기업은 광고를 줄이고, 이로 인해 방송사와 플랫폼들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청·구독자가 몰리면서 방송사와 온라인 플랫폼이 누렸던 특수는 걷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OTT들이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투자금을 더 확보할 것으로 보여 K-콘텐츠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 삽입 광고와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등장

광고 시장 위축과 함께 다가온 큰 변화는 OTT의 광고 시장 진출이다. 넷플릭스는 11월부터 광고 요금제를 시작했다. 디즈니+역시 12월부터 미국에서 광고형 서비스를 시작한 후 한국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광고주 선택이 기존 TV광고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과 OTT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관련 기사: 넷플릭스의 ‘광고 있는 요금제’, 국내 방송사의 또 다른 위기?]

▲넷플릭스가 11월 출시하는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 설명 화면
▲넷플릭스가 11월 출시하는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 설명 화면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지인해 수석연구원은 “계속해서 OTT를 향하는 광고 시장이 늘어난다면 500~700억 원 손실을 기록하는 국내 토종 OTT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향후 5~6년간 개화하는 신규시장”이라고 봤다.

지 연구원은 “TV광고 시장 (성장)에는 부정적이다. 지상파는 견고할 수 있으나 케이블TV광고는 타격이 예상된다”며 “산업 변화에 있어 디지털 타깃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 전문가 한정훈 ‘다이렉트 미디어랩’ 운영자는 책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을 통해 “넷플릭스와 디즈니에서의 광고 편성과 관련, 광고의 양은 유지하되 시청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고 보통 1시간에 5~7분 정도 광고가 편성되는 걸 감안하면 넷플릭스나 디즈니의 광고 매출을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연간 1조원, 많게는 3조원까지 예상해볼 수 있다. 미국의 프로 미식축구 경기 중계 광고 정도의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국내 OTT의 경우 실제 가입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고려해보면 우리나라 사람 거의 대부분이 OTT를 이용하고 있어 사실상 시장을 확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다만 콘텐츠 시장이 활황이고,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 미디어오늘 기자들의 스마트폰에 담긴 OTT 화면. 사진=정민경 기자
▲ 미디어오늘 기자들의 스마트폰에 담긴 OTT 화면. 사진=정민경 기자

광고 시장은 축소돼도 K-콘텐츠는 선방할 것으로 예측

TV광고 시장 등은 위축될 것이라 전망되지만 K-콘텐츠 시장은 그 안에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3분기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직접 K-콘텐츠들을 언급한 바 있고,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고 투자 자금을 마련한 후 다시 K-콘텐츠에 투자할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전체 예산 중 K-콘텐츠 비중은 현재 5%에서 상승할 전망”이라고 봤다. 또 CJ ENM의 스튜디오 드래곤은 디즈니+와 구작과 신작 판매 계약을 맺었다. 넷플릭스의 지속적 투자와 신규 OTT들의 K-콘텐츠 투자 집행으로 인해 2023년에도 K-콘텐츠 흥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대적 히트를 쳤던 K-콘텐츠들의 ‘시즌2’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K-콘텐츠 흥행은 안정적이다. 오징어게임2와 스위트홈2, 지금 우리 학교는2 등 글로벌 흥행작 제작이 시작된다.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컷.

“IP 지켜라” 교훈 얻은 시장, 수익률 높일 콘텐츠 발굴 집중

오징어게임이 불러온 IP(지식 재산권) 문제로 인해 IP확보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K-콘텐츠들이 제작된 후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는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글로벌 OTT의 ‘외주 제작’ 정도였던 국내 제작사들의 인식이 이제는 ‘IP 보유 제작을 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나아가 글로벌 현지 제작도 늘고 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책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에서 “이야기 IP에서 주목해볼 점은 영상 콘텐츠 산업이 점차 스튜디오화 되는 현상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의 경우 이미 구조가 짜여있고 IP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화에서 소재를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즉 권리 관계가 정리돼 있지 않은 IP를 발굴하고 권리화하는 노력이 많아졌다. 방송사 역시 IP 발굴을 위해 스튜디오 구조를 만들고, 소재를 에세이 등 출판 쪽에서 찾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자료출처=신한투자증권. 
▲자료출처=신한투자증권. 

다만 CJ ENM, JTBC 등 국내 방송사 타격이 예상된다. 지인해 연구원은 “광고 시장 둔화로 인해 국내 방송사나 스튜디오는 드라마 자체 제작 등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며 “CJ ENM 산하 스튜디오드래곤과 JTBC 산하 콘텐트리중앙 모두 올해 제작 편수는 소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CJ ENM 등 케이블TV 매체는 광고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올 한해 미디어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강정수 ‘The Core’ 운영자는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에서 메타버스 열기는 다소 주춤하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씨는 “웹2.0에 근거한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도 있지만 좀더 본래적인 메타버스는 웹3.0에 기초해 NFT와 결합된 것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VR 중심의 메타버스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매출 구조가 받쳐 줘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그들이 원하는 메타버스를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7~8년 정도는 R&D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 자금 역시 고갈되고 있다. 타기팅(Targeting) 광고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기업 ‘메타’의 전략적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메타버스 산업 자체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