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광고 정책’을 고수해 온 넷플릭스가 4분기 내 광고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광고 없이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구독형 OTT의 특성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이 ‘광고요금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광고요금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언론재단은 9월16일부터 나흘간 20~50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및 OTT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및 분석 결과는 28일 ‘미디어이슈’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에서 광고요금제를 출시하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응답자 68.9%는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전혀 생각이 없다”는 27.8%, “무조건 이용하겠다”는 3.3%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넷플릭스를 이용 중인 응답자 계층에서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보적 답변이 비이용자 계층보다 14.0%p(넷플릭스 이용자 73.7%, 비이용자 59.7%) 높았다. 또한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응답자 계층에서 유보적 답변이 22.7%p(OTT 이용자 76.3%, 비이용자 53.6%) 높았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은 “결과만 놓고 보면 현재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비이용자들에 비해 ‘광고 요금제’에 유입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타 OTT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유료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넷플릭스 입장에선 유료구독 가입자들이 ‘광고요금제’로 대거 넘어가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이 광고요금제에서 가장 많이 고려하는 건 ‘이용료 할인 수준’이다. 언론재단이 광고요금제 이용 여부 결정 요인의 중요도를 알아본 결과 ‘광고시청 대신 이용료가 저렴해지는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응답자는 64.2%에 달했다. ‘중간광고 유무’, ‘콘텐츠당 붙는 광고 개수·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꼽은 응답자는 각각 55.9%·47.8%다.

광고요금제에 유보적이거나 찬성하는 응답자 722명에게 선호하는 광고량을 물은 결과 ‘광고 적당히 붙임, 이용료 현재 절반 수준’이 3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고 조금 붙임, 이용료 30% 저렴’ 29.4%, ‘광고 많이 붙임, 이용료 거의 무료’ 21.7%, ‘제한적으로 광고 붙임, 이용료 10~20% 저렴’ 10.1% 순이었다.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에게 같은 질문을 한 결과 ‘광고 많이 붙임, 이용료 거의 무료’가 32.5%로 평균보다 높았다.

언론재단은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도입해서 많은 양의 광고를 붙이는 대신 이용료를 대폭 인하하는 요금제를 내놓는다면 요금 부담으로 인해 넷플릭스를 쓰지 않았던 사람들을 어느 정도 유입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감소 추세다. 이용자 수는 올해 1분기 20만 명, 2분기 97만 명 줄었다. 넷플릭스 이용자 수가 감소한 건 11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응답자들의 OTT 이용률은 81.7%에 달했다. OTT를 2개 이상 이용하는 응답자는 54.5%다. OTT를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유튜브 등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가 47.5%로 가장 높았다. 언론재단은 “이들을 OTT 서비스 이용자로 유입시키려면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다.

국내 OTT별 이용률은 넷플릭스 65.5%, 쿠팡플레이 36.0%, 티빙 31.4%, 웨이브 24.5%, 디즈니플러스 20.6%, 왓챠 13.0%, 시즌 9.8%, 애플TV 6.8% 순으로 나타났다. 비용 지불 여부를 물은 결과 티빙·웨이브를 이용하는 경우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나머지 OTT에선 응답자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비율이 더 높았다. 넷플릭스의 경우 ‘내가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한다’가 32.0%, ‘내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용한다’가 33.5%다.

OTT를 이용하는 응답자 월 평균 비용은 8973원이다. 30대 평균 비용은 1만2188원으로 50대(5846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응답자의 월 평균 비용은 1만5910원이다.

넷플릭스를 이용한다고 밝힌 응답자에게 요금 수준 적절성을 물은 결과, 66.7%는 “다소 비싼 편”이라고 했다. “적절한 수준”은 32.1%, “오히려 저렴한 편”은 1.2%다. 언론재단은 “이용자들이 전반적으로 넷플릭스의 이용 금액 자체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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