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정연우)가 지난 3월25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제10차 정례 회의를 열었다. 지면 평가 대상은 미디어오늘 1240~1243호였다. 회의에는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윤석빈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이정진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생, 이재진 편집국장 대행, 김도연 미디어 총괄팀장 대행, 안혜나 편집기자가 참석했다.

김동찬 : 1240호 “중국 공안이 한국인 차별? 한국일보 보도 뒤죽박죽”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국일보의 명백한 오보를 잘 정리한 보도였다. 최근 한국일보에서 왜 이런 보도들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그 부분을 주목한 후속 보도가 필요할 것 같다.

정연우 : 독자들은 어느 매체 보도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 않나? 그래서 이런 오보를 내도 한국일보 신뢰나 자산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내부 이야기가 궁금하다. 

김동찬 : 미디어오늘과 같은 언론 감시 매체들이 세세한 오보 경위를 밝혀줘야 한다. “美 의원 주장 받아쓴 한국일보, 보도 논란에 ‘유감’”(1242호)의 경우도 기사 쓰기 관행에서 빚어진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영정 : “한국 언론은 어쩌다 바이러스 신세가 되었나”(1243호)라는 기사 제목을 봤을 때 코로나19 국면에서 잘못하고 있는 언론을 비판하겠구나 싶으면서도 “바이러스는 잘못하는 게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윤석빈 : 제목이 아쉽다. 한국 언론을 깡그리 비판한 제목인데, 이러면 언론인들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잘하는 것은 칭찬하면서, 제목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정연우 : 기사에서 한 설문조사를 인용했다. 코로나19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신뢰한다’는 응답보다 1%P 높은 것을 근거로 “보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런데 ‘신뢰한다’에 절반 가까운 수치가 응했다는 건 달리 보면 언론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해석의 근거가 떨어진다. 명확한 근거를 갖고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나머지 부분의 내용은 좋았다.

김동찬 : 1240호 8~9면 조선일보 100년 기획은 작업 자체가 의미가 있다. 인터넷 기사는 어떤 형식으로 출고했는지 궁금했다. 100개 장면을 한꺼번에 노출하기보다 10개씩 나눠서 온라인에 보도했으면 가독성에도 좋고 더 많이 공유되지 않았을까? 

▲ 미디어오늘 1240호 8·9면
▲ 미디어오늘 1240호 8·9면

정연우 : 100가지 장면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96번을 보면, 조선일보가 진행한 신입 공채 20건을 분석한 결과 신입 기자 232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47%에 달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게 조선일보를 상징하는 장면인지 의문이다. 또 여성단체들이 레이저 빔으로 조선일보 사옥에 ‘폐간하라’는 글자를 새긴 일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인데, 그런 것들이 빠진 게 아쉽다. 기자 개인 생각 이전에, 독자들에게 견해를 한번 물어보거나 내부 회의를 거쳐 사례를 취합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윤석빈 : 예시로 드신 96번은 괜찮다고 봤다. 조선일보의 여러 속성 가운데 ‘반노동’도 문제인데, 이와 대조적인 ‘엘리트주의’를 꼬집은 항목이라고 생각했다. 집요한 자료 조사와 결과물에 경의를 표한다. 

[ 관련기사 : 조선일보 100년, 100개의 장면 ]

정연우 : 언론계 출신 총선 후보를 다룬 1241호 기획 가운데 “노무현 비난·방송 파업 불참 언론인의 총선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방송 파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노동 조건 등으로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입장에서 저 제목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파업 불참’이란 표현으로 낙인찍는 건 위험하다. 

김동찬 : “노무현 비난”이란 제목이 기사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윤석빈 : 인물마다 정보 편차가 큰 것 같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들을 검증했는지 독자들에게 소상히 말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김동찬 : 1243호 1면(“청주방송은 고 이재학 PD를 지우고 있다”)은 그 내용과 편집한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미디어오늘 1면은 보도와 사진이 맞지 않았는데, 미디어오늘이 이 이슈를 주목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청주방송 문제는 미디어오늘이 열심히 다뤄주고 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미디어오늘 1243호 1면
▲ 미디어오늘 1243호 1면

[ 관련기사 : 청주방송 홈페이지에서 이재학 PD 흔적 지우기 의혹 ]

정연우 : 1240호 “청주방송, 대주주 두진건설 개발 길목마다 보도로 뒷받침?” 기사를 보면, 방통심의위가 청주방송의 두진건설 관련 보도를 제재한 사례를 언급한 대목이 있는데 구체적이지 않다. 그 보도 내용이 무엇이었고 왜 지적한 것인지 궁금했다. 이재학 PD의 안타까운 사건은 사실을 꼼꼼하게 확인해가며 끝까지 더 보도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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