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디지털 천장’을 깨야 디지털 혁신이 가능하다”-조슈아 벤톤 니먼 저널리즘 랩 소장
② “SNS 공유 안되면 실패한 콘텐츠” - 잭 셰퍼드 버즈피드 디렉터
③-1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이해하는 기술자의 등장
③-2 “무엇을 다루든지 목표는 저널리즘” - 아만다 콕스 뉴욕타임스 그래픽팀 에디터
③-3 “개발은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 - 앨버트 선 뉴욕타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④ 모바일을 장악한 언론이 뉴스 역사를 새로 쓴다 - 데이비드 콘 써카(Circa) CCO
⑤-1 “디지털 시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왔다” - 플립보드
⑤-2 조쉬 퀴트너 ‘플립보드’ 에디토리얼 디렉터
⑥-2 똑똑한 20대 위한 미디어에 왜 돈 많이 몰리나 

   
▲ MIC (구글 이미지)
 

2030 젊은 세대들이 종이신문을 외면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TV뉴스마저 경쟁력을 잃었다. 2011년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대들은 TV(65%)보다 인터넷(52%)을 통해 뉴스를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

MIC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대를 위한 정치 전문 매체’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난 2011년 탄생했다. 창업자인 크리스 알첵(Chris Altchek)와 제이크 호로비츠(Jake Horowitz)는 20대라고 해서 ‘심각한 주제’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착안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면, MIC 사이트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난달 17일 ‘가자 침공이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일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Here's What the Gaza Invasion Would Look Like if It Took Place in Your City)’란 기사를 게재했다.

MIC는 좁은 땅덩어리에 1800만 명이 살고 있는 가자 지구에 로켓포가 발사되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대도시에 살고 있는 1800만 명이 포위당한다면?’이란 질문을 던진 뒤 가자 지구를 본 딴 형체를 뉴욕, 보스턴, 마이애미 등 미국 대도시 지도 위에 덧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입는 전쟁의 피해를 현실감 있게 보여준 것이다. 

   
▲ MIC 사이트 갈무리
 

MIC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3년 만에 넷스케이프의 공동창립자인 제임스 클라크(Jim Clark), 라이트스피드, 레러벤처스, 나이트재단 등으로부터 1500만 달러(한화 152억원)를 유치했고, 페이지뷰는 7월 기준 1990만 명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똑똑한 20대 위한 미디어에 왜 많은 돈이 몰리나>)

원래는 정치 분야만 다뤘지만 최근 예술, 스포츠, 음악, 국제뉴스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지난 6월 제호를 ‘폴리시마이크(policyMIC)’에서 ‘마이크(MIC)’로 바꿨다. 

16명의 에디터 및 스태프 라이터(Staff Writer)와 75명의 프리랜스 라이터(Freelance Writer)가 마이크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 8명, 디자이너 2명, 광고 및 세일즈 담당이 4명 등이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7일 미국 뉴욕에 있는 마이크의 사무실을 방문해 부사장인 제임스 알렌(James Allen·Vice President Of Communications And Strategy)과 디렉터인 마이클 맥커친(Michael McCutcheon·Brand Content Editorial Director)을 만나 마이크의 성공 스토리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와 이메일을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두 사람이 맡고 있는 업무는. 
알렌=“네 가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첫 번째 분야는 브랜드다. 브랜드 포지셔닝(brand positioning)과 독자, 투자자, 언론인들 사이에서 우리 회사의 평판을 관리한다. 두 번째 분야는 전통적인 홍보다. 세 번째는 정치권과의 네트워킹으로 정치권 및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관리한다. 네 번째는 일반적인 사내 문화 및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한다.”
맥커친=“원래는 에디토리얼 분야에 있으면서 정치 에디터를 맡았다. 현재는 비즈니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들(brands)과 함께 일하면서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내 역할은 에디토리얼 영역에 있었을 때의 감각을 외부의 파트너, 브랜드와의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 마이클 맥커친(왼쪽)과 존 알렌 ⓒ김병철 기자
 

젊은 사람들을 위한 정치 전문 매체로 시작했다. 왜 이런 면에 주목했나. 
맥커친=“창업자들은 회사를 만들기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정치와 같이 진지하고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대화와 토론이 많이 이뤄지지만 기존 미디어에서는 ‘젊은이들도 정치에 관심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마이크는 진지한 소재의 이야기와 이런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바이럴 팀(Viral team)이 있다고 들었다. 
알렌=“바이럴 팀 직원들이 기사들을 더 잘 퍼져나가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이 팀의 담당자가 엘리자베스 프랭크였는데 현재는 이 팀이 존재하지 않고, 프랭크는 시니어 에디터로 직책이 바뀌었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새로운 팀이 생겼나.
알렌=“애널리틱스 팀(Analytics Team)이 있다. 역시 뉴스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살펴보고, 또 잘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등 새로운 플랫폼들을 활용한다. 특정 기사에는 어떤 플랫폼이 좋을지, 어떻게 해야 가장 잘 퍼져나가는지를 고민한다.”

데이터 비쥬얼라이제이션 팀(Data Visualization Team)도 눈에 띈다. 
알렌=“독자들이 복잡한 통계나 판독하기 어려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이 팀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 워커(Chris Walker)는 디자인을 이해하고 스토리텔러의 접근법을 도입해 마이크의 목표와 감각에 맞는 매우 훌륭한 시각화 작업을 하고 있다.”

3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하다.
알렌=“2013년 1월부터 2014년 5월 31일까지 트래픽이 750% 이상 올랐다. 이때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거의 2배가량 성장했다. 우리가 다루는 뉴스 분야를 넓혀 다른 분야의 독자층까지 끌어들인 덕분이다.”

트래픽 외 다른 성장 지표도 있나.
알렌=“올해 초 직원이 20명이 안 됐는데 현재 35명이 넘는다. 투자금 또한 지난해 말 총 500만 달러를 유치했지만 현재는 1500만 달러까지 받았다. 늘어난 페이스북 팬도 우리의 성장세를 말해준다. 지난해 말 9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37만 명이다.”

MIC에 ‘버즈피드와 비슷하다(Buzzfeed-like)’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런 평가에 만족하나.
알렌=“최근 많은 디지털 미디어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버즈피드도 그 중 하나다. 서로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우리의 특징은 20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독자의 80%가 대학을 다니는 등 교육수준이 높다. 또 하나, 우리는 ‘리얼 이슈(Real Issue)’에 초점을 맞춰 세상에 참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 독자의 75%가 투표하거나 탄원서에 서명한 경험이 있다.”

MIC의 수익구조가 궁금하다. 
맥커친=“넷스케이프 창업자를 비롯해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총 1500만 달러 정도 유치했다. 이 투자자들의 훌륭한 점은 우리가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금 이외에도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ement)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이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이므로 아직 수익은 없다.”

   
▲ 마이크 뉴스룸 ⓒ김병철 기자
 

투자자들이 MIC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보나. 
맥커친=“우리가 세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째, 젊음(Youth), 둘째 지성(Intelligence), 셋째 규모(Scale)다. 우리는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우리의 기사를 많이 읽기 바란다. 우리 독자는 현재 2000만 명에 이르는데 80% 정도가 35세 이하이며 독자 대부분이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마이크는 기업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세 가지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

신생매체가 그렇게 많은 투자를 받은 스토리가 궁금하다. 좀 더 자세한 알려 달라. 
알렌=“최근 1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는데 당시는 이미 투자금이 충분했기 때문에 우리가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닌 건 아니다. 투자자들이 우리의 사업을 매우 흥미롭게 생각해 같이 일하고 싶어 했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졌다. 물론 처음엔 달랐다. 우리가 먼저 아이디어를 여기저기 제안했다(pitching). 공동창업자들이 할렘의 아파트에서 제한된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한 기사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없는 현상인데 미국 미디어계에 돈이 몰린 배경을 뭐라고 보나. 
알렌=“투자자들은 보통 큰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큰 산업에서 ‘디스럽션(Disruption·혼란 또는 영역파괴)’의 여지가 있는 곳에 투자한다. 그런 환경이 미국 미디어업계에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맥커친=“사람들은 이제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 이 때문에 종이신문들이 고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디어산업 종사자들이나 투자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MIC만의 네이티브 광고 전략이 있나. 
맥커친=“뉴스에 적용했던 우리의 감각을 기업들에도 적용하고자 한다. 똑똑한 젊은이들이 우리의 독자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이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우리만의 특징이다.”

네이티브 광고는 누가 만드나. 기자도 포함돼 있나. 
알렌=“기자가 만들지 않으며 편집팀 업무와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편집과 비즈니스는 다른 팀이다. 우리는 네이티브 광고를 만드는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이 광고를 기사처럼 보이게 해 그들을 속일 생각이 없다.”

맥커친은 ‘기업가형 저널리즘’(Entrepreneurial Journalism)으로 학위를 받았다. 언론계 종사자가 기업가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보나.
맥커친=“우리의 독자들이 누구고, 어떻게 해야 기사가 퍼져나가고 많이 읽는지 등을 분석하는 독자 중심의 마인드 셋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이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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